머스크, 인터뷰·게시물 통해 변화 가능성 드러내
편집 기능·제한 글자수 확대 등 기능변화도 예고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 여부에는 공식언급 없어
트위터 내부에선 머스크 인수에 반감 앞선 듯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 트위터를 인수하게 됨에 따라 향후 이 거대 플랫폼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발언을 해왔기 때문에 그가 트위터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뒤 정확히 무엇을 할 것인지 예측이 어려웠으나 최근 몇 주, 몇 달 동안의 인터뷰와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 트위터는 공론의 장
NYT는 우선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실상의 인터넷 공론장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지나친 개입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번 인수 관련 성명에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타운 광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또 새로운 기능으로 트위터를 향상시키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로 만들고, 스팸 봇을 물리치고, 모든 이용자를 인증함으로써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좋게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저는 트위터를 개방하기 위해 회사 및 사용자 커뮤니티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최악의 비판자들 조차 언론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도 트위터를 계속 사용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트위터가 트윗을 삭제할 것인지 아니면 사용자를 영구적으로 금지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트위터 알고리즘 오픈
머스크는 이달 TED 컨퍼런스에서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 모델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어떻게 특정 게시물이 그들의 타임라인에 뜨는 것인지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 없이, 이유를 알 수 없이 홍보되고 사라지는 트윗을 갖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전에도 플랫폼의 정치화를 지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를 통해 “좌우진영의 가장 극단적인 10%가 똑같이 불만족스럽다면 어떤 SNS 플랫폼 정책도 좋다”고 밝혔다.
그는 스팸 봇 처리에 대해서도 강조했었다.
예를 들어 한 트위터 계정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팝스타 저스틴 비버, 케이티 페리 등을 포함해 가장 많이 팔로우된 계정 목록을 게시했을 때 머스크는 “이러한 ‘톱’ 계정들 대부분은 트윗을 거의 하지 않고 내용 게시도 하지 않는다. 트위터가 죽어가고 있나”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트윗에서는 “스팸봇을 물리치거나 시도하다가 죽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고일자 2021.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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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밍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 미 테슬라 CEO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엔이 60억 달러(약 7조710억 원)로 세계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 ‘즉시’ 테슬라 주식을 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 13일 머스크가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재판소를 나서는 모습. 2021.11.02. |
# 트럼프 계정 살아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복귀 여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 1월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불복 목소리를 높이는 집회를 연 바 있는데,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력 집회를 선동했다며 정책 위반을 이유로 자사 플랫폼 이용을 금지했다. 페이스북도 같은 이유로 트럼프의 이용을 금지했다.
CNN에 따르면 파라그 아그라왈 현 트위터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느냐는 직원들의 질문에 “일론 머스크에게 물어봐야 할 사항”이라며 “인수가 마무리되면 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용 금지된 트위터 계정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 편집 버튼 등 기능 변화 예고
플랫폼의 기능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된다.
이중 하나가 트윗에 대한 편집 기능이다. 본래 트위터는 게시물을 작성한 이후 원본을 삭제할 수는 있어도 수정할 수는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달 초 트위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편집기능을 원하는지 조사했다. 400만 개 이상의 계정이 투표에 참여했고 70% 이상이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트위터는 이미 지난해부터 편집 기능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는 지난 15일 트위터를 이른바 ‘롱 폼 트윗’으로 변경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트위터는 현재 게시글 당 최대 140글자로 제한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이를 최대 280자로 두 배 늘리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 베이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와 비교
트위터가 전통적인 미디어 회사는 아닐지 모르지만 미디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리고 이번 인수로 머스크가 향후 미디어 산업에서 더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따른다.
CNN은 빅테크 관련자들이 앞서 미디어 기업을 인수한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출고일자 2021. 0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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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AP/뉴시스]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 2019년 6월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 인공지능(AI)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25일 아마존 CEO 자리에서 오는 7월5일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5.27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13년 워싱턴포스트(WP)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제프 베이조스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몇 년 후 베이조스의 투자는 WP의 웹 트래픽을 늘리고 뉴스 매체를 수익으로 만든 것에 대한 찬사를 받았다.
미국 IT기업 세일즈포스의 공동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도 2018년 타임지를 1억9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베니오프는 타임지 인수에 대해자신의 회사 세일즈포스와 무관한 개인적 투자라고 알렸다.
그는 “세계 역사와 문화의 보물인 타임지를 우리 가족의 임팩트 투자(수익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이후로도 누적 구독자수 1억명에 이르는 세계적 시사 주간지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 트위터 직원 등 내부반발 있는듯
업계에서는 이런 기대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트위터 내부에서는 머스크 인수에 대한 반감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위터 직원 수천명이 2020년 1월 당시 CEO였던 잭 도시가 머스크를 기업 서밋에 초청했을 때만해도 그를 반겼지만 이번달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콘텐츠 조정 정책을 폐기하고, 상장된 기업을 비상장 기업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이후에는 그에 대한 지지가 줄었다고 전했다.
현 트위터 CEO인 아그라왈은 머스크에 인수되면 보상은 대체로 동일하게 유지되겠지만, 머스크가 트위터의 정책과 기업 문화에 대해서는 보증하지 않았다고 했다.
직원들은 그들이 트위터에 나타났던 유독성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수년간 쏟아부은 노력을 원상태로 되돌리며, 회사를 비상장화하는 과정에서 주식 보상이 뒤바뀌고, 예측할 수 없는 경영 스타일과 갑작스러운 선언으로 기존 트위터의 문화를 교란시킬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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