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년 여 만에 처음으로 1250원을 돌파했다.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가도 다시 넘는 등 3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49.9)보다 0.9원 오른 1250.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보다 0.4원 내린 1249.5원에 개장했다. 종가 기준으로 125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 23일(1266.50원)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장중 1251.2원까지 치솟으며 전 거래일(1250.1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넘었다. 3거래일 연속 장중 연고점 경신이다. 2020년 3월 24일(1265.00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다.
25일(현지시간)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1.762로 전장(101.213)보다 0.54% 상승했다. 2020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전날 외환당국이 지난 3월 7일 이후 한달 여 만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 일부지역에 사실상 봉쇄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25일 중국 신화왕 등에 따르면 인구 350만명 규모의 베이징 차오양구는 이날 구내 일부 감염 확산 위험 지역을 임시 관리통제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주민은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거주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실행한다고 밝혔다.
임시 관리통제지역은 둥얼환 동쪽에서 시다왕로 서쪽까지, 화웨이남로와 숭위남로 북쪽에서 광취로 남쪽 사각형 지역이다. 차오양구는 또 임시 관리통제지역 안에 있는 회사들에 대해 원칙상 재택근무를 명하고, 회사 필수 인원은 ‘폐쇄 루프’ 방식으로 생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식당, 목욕탕, PC방, 헬스장, 영화관, 도서관 등 영업을 임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졌다.
국제유가는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가능성과 리비아 생산 차질에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강화조치로 하락했다. 봉쇄조치로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10거래일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1.9% 하락한 98.62선에서 거래됐다.
다음달 3~4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앞두고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경계감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38.06 포인트(0.70%) 올라간 3만4049.46으로 폐장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34 포인트(0.57%) 상승한 4296.1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65.56 포인트(1.29%) 오른 1만3004.85로 장을 마쳤다.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2.46% 내린 2.816%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48% 내린 2.621%로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중국 베이징 봉쇄에 따른 강 달러를 반영해 상승 압력을 받았다”며 “다만 고점 매도와 네고물량 등이 이어지면서 1250원 중반 구간 진입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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