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에 외국인 엑소더스 시작하나
“환율 안정과 이익 기대감 생기면 매수로 전환”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매도를 지속하며 올해 들어 10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내 외국인 비중은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 실적이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190억원을 매도했다. 이날도 장 초반 매도세를 이어가며 ‘외국인 엑소더스(대규모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외국인의 이탈은 점차 격화하고 있다. 올해 1월 1조4600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지난 2월 800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변화 조짐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더욱 거세게 팔아치우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무려 5조1000억원을 매도하더니 이달 들어서도 4조2000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외국인 매도 격화에 따라 코스피 내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지분율은 31.12%를 기록해 2009년 9월8일(31.07%) 이후 가장 낮았다. 외국인 지분율은 긴축 우려와 함께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외국인들의 급격한 이탈은 환율 급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보다 10.7원 오른 1261.5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1263.7원까지 치솟으며 전거래일(1251.2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 기록을 또다시 넘어섰다. 4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기록을 경신이다.
출고일자 2022.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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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50.8원)보다 10.7원 오른 1261.5원에 출발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68.31)보다 37.73포인트(1.41%) 내린 2630.58,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11.16)보다 13.14포인트(1.44%) 하락한 898.02에 출발했다. 2022.04.27. yesphoto@newsis.com |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들이 해소되지 못하며 환율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제3차 세계대전을 도발할 위험이 있다”며 “핵 분쟁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도 봉쇄조치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경기둔화 우려도 확대됐다. 중국의 봉쇄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 판단한 시장이 달러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원·달러 환율의 안정화 전까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정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외국인들이 이탈하다가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하는 상황을 분석해보면, 앞으로 환율이 안정화하기 시작하고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우상향해야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9년이나 2016년 외국인 지분율이 최저치를 경신했을 당시, 이후에 이들이 순매수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낮은 환율 변동성과 이익 전망 회복 조합에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해 금리 인상 경계심이 높아졌지만 현재 환율 수준에서 박스권 횡보만 해도 추가적 환 변동성은 제한돼 외국인의 매수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주요기업들도 잇따른 호실적으로 이익 모멘텀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수급 여건을 호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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