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년만 1270원 돌파
#홍남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
#이창용 “원화 절하 폭 심하지 않아”
#외환당국 다른 온도차에 ‘시장 혼란’
#”환율 상단 1300원…안착은 쉽지 않아”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270원을 돌파했다. 이런 와중에 외환당국 수장들이 외환 상황에 대한 다른 온도차를 드러내면서 시장에 혼란을 가중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00원으로 보겠지만, 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7.00원 오른 12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0.2원 내린 1265.0원에 개장했으나, 장중 1274.4원까지 치솟으며 전일 1266.0원을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5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기록 경신이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2020년 3월 23일(1282.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 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급격한 시장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외환 개입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크로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64% 오른 102.31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8일(89.4) 이후 15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날에는 장중 103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의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빠른 긴축 속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의 대도시 봉쇄 조치 등이 원화 가치 상승을 억누르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통화 대비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도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21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도 안 돼 50원 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환율 상승은 강달러에 의한 전세계적 흐름이기 때문에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다른 국가에 비해 원화 가치의 절하 폭이 심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 총재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상승) 속도나 변화 방향을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유로화나 기타 화폐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다”라며 “급격하게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화가 있을 때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순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홍 부총재의 외환 시장 개입 발언과는 온도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됐다. 외환당국이 서로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 놓으면서 시장에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원화 평가절하 정도가 타국가보다는 약하다’는 이 총재의 발언으로 1250원선에서는 추가 상승 여유가 있다고 시장이 반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요인이 없다며 추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1300원 돌파’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하락요인이 잘 보이지 않아서 추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 같다”면서 “다만 최근에 워낙 가파르게 올라서 계속갈지에 대해서는 고민스럽다. 다음주 FOMC 결과에 따라 달러가 얼마나 강세로 갈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경제성장률도 크게 나쁘지 않고 2분기도 펀더멘털 상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1300원을 돌파했던 팬데믹 상황보다도 경제 상황이 낫기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이 상단 역할을 할테지만,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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