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다시 1260원대로 올라
국채 3년물 3% 돌파·5·10년물 연고점
FOMC 앞두고 긴축 경계감 커져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긴축 가속화 경계심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60원을 넘어섰고 국고채 3년물도 3%를 돌파하고, 장기물은 전구간 연고점을 경신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55.9원)보다 9.2원 오른 1265.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8.1원 상승한 1264.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면서 장중 한때 1267.9원까지 오르며 1270원 재 돌파를 시도했다.
환율이 1250원대로 내려선 지 1거래일 만에 다시 126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그동안 상방 지지선 역할을 했던 1250원을 넘어 127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위안화 급등으로 인한 원화 가치 회복으로 16.6원이나 하락한 1250원대로 마감한 바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일 전장보다 0.22% 상승한 103.45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중 103.552까지 올랐다.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지며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미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월 950억 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97.1%라고 내다 보는 등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은 양적긴축 관련 세부내용과 중립금리(2.5% 추정)를 넘는 인상을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 중이다.
3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가 급등한 점도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며 달러 강세로 작용했다. PCE 지수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황을 진단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한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3월 PCE가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4%)를 상회한 수치다.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5.2% 올라 시장 예상치(5.3%)를 소폭 하회했다. 전달(5.3%) 보다도 상승률이 낮게 나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분기에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일부 제기됐다.
같은 날 국고채 3년 물이 다시 3%를 돌파하고 5년물 이상 장기물이 전구간 연고점을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30분 장 마감 기준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2.958%)보다 0.128%포인트 상승한 3.086%로 마감했다. 국채 3년물이 종가 기준으로 3%를 넘긴 것은 지난달 13일(3.001%)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5년물 이상 장기물은 전구간 연고점을 경신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3.242%)보다 0.138%포인트 상승한 3.380%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395%까지 올랐다. 지난달 18일(3.355%)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넘어선 것이자, 2014년 6월 9일(3.380%) 이후 7년 1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 국채 금리도 전장(3.172%) 보다 0.139%포인트 상승한 3.311%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3.303%)을 넘어섰다. 2013년 12월 13일(3.330%)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년물 역시 전장보다 0.123%포인트 상승한 3.354%로 18일(3.349%)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넘었다. 2014년 6월 26일(3.360%) 이후 가장 높았다.
30년물도 전장보다 0.117%포인트 상승한 3.280%로 마감했다. 지난달 18일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257%)을 넘어섰다. 2014년 09월 17일(3.289%)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채 금리는 이날 전 구간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올랐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2.951% 까지 오르면서 3%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장중 2.751%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이번주 국고채 30년물 입찰 일정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번달 14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 3일에는 30년물(4조2000억원)이, 16일에는 50년물(5000억원)이, 25일에는 20년물(7000억원)이 통합 발행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가 FOMC를 앞두고 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연준의 긴축 가속 우려로 전 구간에서 상승 마감하면서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줬다”며 “여기에 이번주 국고채 30년물 입찰 일정이 부담으로 작용 하면서 10년 이상 장기 구간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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