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증산량 43만2000배럴에 그쳐
유가는 연초대비 43% 올라 배럴당 110달러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 방침 영향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석유수출 23개 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OPEC+)는 5일 공식 회동 후 6월의 하루 증산량을 43만2000 배럴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5월에 비해 하루 43만 배럴을 더 생산해서 수출한다는 것으로 5월의 증산량 규모와 동일하다. 그런데 국제 유가는 연초에 비해 43%에 올라 배럴당 110달러 안팎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3일 째인 3월8일에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는 127달러와 123달러 선을 넘었다.
이런 유가 급등에 많은 나라들은 산유국들이 43만 배럴보다 훨씬 많은 100만 배럴 정도를 날마다 증산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오펙 플러스는 이날 짧은 회동을 갖은 뒤 증산량 규모를 동결했다.
전세계 석유 수요량이 하루 1억 배럴에 닿을 무렵인 2020년 초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하면서 각국이 경제활동 제한의 록다운 조치를 실시하자 석유 수요가 10% 정도 감소했다. 전체 수요의 반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 오펙 플러스는 하루 970만 배럴 씩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약해지고 경제 재가동 바람이 불자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오펙 플러스는 2021년 1월과 4월에 감산량을 줄여 580만 배럴로 낮췄다. 8월부터는 매월 40만 배럴씩 감산량을 축소(증산)하기로 했고 이 규모의 증산 결정이 매달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펙 플러스가 증산량을 43만 배럴로 동결한 데는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수입금지 방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주말에 EU 27개 회원국 전원이 러시아산 석유수입 금지를 결의하면 러시아가 매일 이 EU 국가들에 팔고있던 약 400만 배럴의 석유가 다른 수요처를 찾아야 한다.
하루 1000만 배럴을 생산해서 오펙 플러스의 총 수출량 12%인 550만 배럴을 수출해온 러시아는 우크라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자 석유생산 보이콧에 나서 산유량을 많이 줄였고 이 여파로 유가가 올랐다. 그러나 우크라 전쟁 비용을 감당하려면 산유량을 복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러시아가 기존 산유량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전보다 많은 원유를 증산한다면 유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오펙 플러스는 예상했다고 할 수 있다.
또 사우디, UAE 등은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계속 오펙 플러스에 남도록 했다. 이번 회동에서 증산 규모에 관한 러시아의 견해와 발언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회동은 6월2일 예정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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