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또 넘어서면서 1300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76.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0원 오른 1276.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1278.9원까지 오르는 등 전장 기록한 장중 연고점(1276.0원)을 돌파했다.
3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다. 장 마감 기준으로 2020년 3월19일(1285.7원)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일(현지시간) 전장보다 0.09% 상승한 103.778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104.205선까지 오르면서 2002년 12월 23일(104.48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주요 물가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 12일에는 4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3월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이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연준 관계자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9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점보 스텝(0.75%포인트 인상)보다 0.5%포인트 조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빅스텝이 충분히 공격적인 정책 대응이기 때문에 인상폭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연준 긴축 경계가 낮아지면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 원유 판매가격 인하, 중국 수요 부진 우려에 급락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5.85% 하락한 102.78선에서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5.84% 하락한 배럴당 105.31 달러에 마감했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내린 3만2245.7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2.10포인트(3.20%) 하락한 3991.24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가 40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는 521.41포인트(4.29%) 하락한 1만1623.25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33% 하락한 3.03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84% 폭락한 2.610%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주식시장 투매가 촉발한 글로벌 리스크 오프 영향으로 인한 위험 통화 급락과 맞물려 상승했다”며 “애틀란타 연은 총재가 0.75%포인트 인상 우려에 대해 진화에 나섰으나 중앙은행 긴축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고, 위안화가 중국 봉쇄정책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에 낙폭을 키우는 점도 약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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