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3월 말 이후 시가총액이 11조달러 증발한 글로벌 증시에 아직 하향 위험은 남아 있지만 중장기 투자자들 입장에서 증시가 매수 시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기술 지표, 기업들의 강력한 대차대조표와 높은 수준의 배당금 등이 이같은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우려들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 피터 오펜하이머는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이 중장기 바이어들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하향 위험은 아직 도사리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미 시장에 흡수됐다”고 말했다.
전날 라파엘 보스티크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가 50bp 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향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일부 완화시켰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S&P500지수는 주간 기준 4주 연속 하락했다. 유럽의 스톡스600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14일 상대강도지수 기준으로 기술적 ‘과매도’ 상태에 도달했다. 14일 상대강도지수를 사용해 산출한 기술적 과매도는 지난 1년간 단기 바닥 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코웬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트레이딩 헤드 칼 둘리는 “스톡스600이 올해 3월 이후 기술적으로 가장 과매도 상태에 이제 막 도달한 것을 주시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 이같은 상황이 나타났을 때 시장은 일직선으로 10% 넘게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기업 이익 성장 전망이 계속 개선되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 밸류에이션은 낮아지고 있다. 현재 유럽의 스톡스600은 예상 이익의 12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5년 이후 평균치 13.2를 밑돈다.
골드만삭스의 오펜하이머는 “우리는 아주 큰 조정을 목격했다”면서 반드시 일부 반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펜하이머만 증시가 바닥에 접근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JP모건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도 전날 저가 매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정책이 최고에 도달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골수 강세론자들의 이같은 주장은 전에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 전략팀과 같은 약세 견해를 제시하는 분석가들은 증시 하락세가 10월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S&P500이 4000 아래로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의 이탈로 시장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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