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물가보고 금리 결정…한미 금리차 역전 고려할 단계 아냐
외환시장 안정 재정-통화당국 긴밀히 공조하기로
이번달 금리 인상 시그널에 “상상력 발휘 말라”
[서울=뉴시스] 류난영 박은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조찬 회담을 갖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4월 상황까지 보면 0.5%포인트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며 “우리도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번 회의 끝나고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우리나라는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할 단계는 아닌거 같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물가, 성장률이 어떻게 변할지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16. photo@newsis.com |
미 연준은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0.25~0.5%에서 연 0.75~1.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0.5%포인트 인상 결정은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6,7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이 검토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6, 7월 회의에서도 0.5%포인트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연 1.5%)와 미국(연 0.75~1.00%)의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으로 기존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달 2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미 연준이 예고한 것 처럼 6~7월 두차례 더 ‘빅스텝’을 밟을 경우 7월에는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고, 이미 두 차례 0.5%포인트 인상도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로 높은 상황에서 어느 경제학자도 예상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우리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미국과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미국과 금리차만 염두에 두고 정책을 하는 것 보다 종합적인 성장, 물가 영향을 보고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게 맞지, 한미 금리차 역전만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288.6원에 마감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수준에 근접하는 등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외환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과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런 정도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찬 회담이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번 만남을 갖고 정책 결정과 연결시키면 앞으로 만남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며 “늘 말했듯이 경제·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달라. 금리 결정 관련해선 전적으로 중앙은행 금통위 결정사안이다. 어떤 상상력을 발휘 안해도 될거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silverline@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