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의 폭락 사건으로 스테이블 코인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중 일부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미국 달러와의 가치 고정(페깅)이 끊어지며 1달러 밑을 맴돌기도 했다.
18일 암호화폐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데이(DEI)는 지난 15일부터 미국 달러와 1 대1로 가치가 유지되지 않는 ‘디페깅’이 발생하며 전날 기준 0.5달러 안팎의 가격을 기록했다.
데우스 파이낸스가 발행한 데이는 20%가량이 데우스 토큰으로 담보되고 나머지 80%는 USD코인(USDC)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을 이용해 달러와 페그(가치 고정)된다. 데이는 루나로 UST의 가격을 달러화에 페깅하는 테라와는 담보물의 구조적 차이가 있지만, 알고리즘에 기반한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디페깅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 통화와 가치를 연동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처럼 가격 변동성이 커 직접 구매 거래 등에 사용하기 어려운 암호화폐로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크게 법정화폐를 담보로 가지고 있는 방식과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법정 화폐를 담보로 하는 경우 법인이 법정화폐로 담보물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법정화폐 지급 책임을 지는 채무 형태를 가진다.
또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담보물의 60~70% 정도를 담보 대출 비율(LTV)로 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LTV가 높아지면 담보물을 강제 청산하는 형태다. 테라(UST)는 무담보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으로 두 개의 가상자산이 상보적으로 서로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데이가 테라-루나 사태로 존망의 갈림길에 들어선 것과 달리 법정화폐를 담보로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는 달러화와의 1대 1 가치고정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테더는 테더 리미티드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1위 규모의 스테이블 코인이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3위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90%가량은 테더가 차지하고 있다.
테더의 시가 총액은 10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이에 준하는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테더의 발행사는 테더 공식 사이트 내 ‘투명성 페이지(Transparency page)’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상세한 확인을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테더 리미티드는 이전부터 명확한 자산 내역 등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테더 이런 점을 반면교사 삼아 USD코인의 발행사인 서클인터넷파이낸셜은 USDC 지급준비금에 대한 주요 수탁사로 뉴욕멜론은행을 택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루나-테라 사태로 미국 정부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사하면서 규제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루나-테라 급락 이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팻 투미 의원은 “이번 사태(루나·테라 시세 폭락)는 투자자들에 손해를 끼칠 뿐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 페그 시스템 전체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 의회가 당장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셰러드 브라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사태를 두고 “규제되지 않는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줬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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