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스테이블코인이라던 테라USD 암호화폐가 무너지면서 테라의 가치를 뒷받침한다는 루나 암호화폐의 가격이 24시간 동안 97% 떨어졌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받은 사실로 인해 암호화폐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폴 크루그먼 칼럼니스트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전망하는 글을 실었다.
테라USD의 붕괴는 암호화폐 세계 전체를 뒤흔들었지만 테라 재앙이 닥치기 전부터도 암호화페 세상은 상당히 취약했다.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최고점에서 최근 50% 이상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의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물가상승을 지적한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최근 6개월새 4% 이상 올랐다. 그러나 비트코인 지수는 120% 올랐다. 이는 연률로 380% 오른 셈이다.
다른 암호화폐들은 상황이 더 나쁘다.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만든 마이애미코인은 최고점에서 90% 이상 하락했고 뉴욕시티코인은 80% 이상 하락했다.
그런데 이런 암호화폐들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나를 포함해 암호화폐에 투자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라고 해도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렵다. 주로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내 은행계좌도 디지털자산이다.
암호화폐만의 고유한 특징은 소유하는 방식이다. 나는 법에 정해진데 따라 은행계좌에 돈을 넣어두고 있으며 은행은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합법적으로 요구한다. 암호 자산 소유권은 블록체인에 의해 소유권이 보장된다. 블록체인은 모든 소유권 변동을 암호로 기록한 디지털 장부로 은행과 같은 제3자가 소유권 증명을 보증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분산금융이라는 것의 핵심은 무엇이고 목적은 무엇인가.
암호화폐가 하락했지만 지지자들은 전에도 하락한 적이 있다며 안심시킨다. 비트코인의 경우 하락했다가 반드시 반등했으며 초기부터 보유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이유들이 있다.
암호화폐들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임에 따라 가치가 올랐다. 암호화폐는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기술의 기발한 활용에 열광하는 소수들이 지배했다. 시간이 지나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가담했고 월가의 대자본도 투자했다.
지난해 즈음부터 매트 데이먼, 킴 카다시안, 마이크 타이슨 등 유명인사들은 물론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조시 멘델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와 같은 정치인들이 가담하면서 주류가 됐다. 조시 맨델은 오호이오를 “친 기독교, 친 가족적, 친 비트코인” 주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런 마당에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싶다.
비교적 최근 암호화폐를 사들여 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이들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이들은 최근 몇 달새 입은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난하고 준비가 덜 된 투자자들일 것이다.
어찌됐건 암호화폐의 가치는 경제적 활용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세상 일이 그런 것이다. 암호화폐의 경제적 역할에 대해 직불카드, 모바일 지불 수단보다 나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들이 수시로 제기된다. 내가 들은 답으로 비합법적 송금을 보장하는 익명성 이외에 장점은 없는 것같다.
사실 암호화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기목적 이외의 경제 거래에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하지만 비트코인이 처음 생긴 게 2009년이다. 기술계로선 2009년은 원시시대다. 애플이 iPad를 만든 게 2010년이다.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를 대치하는 지불 수단이 된다면 지금쯤 적어도 그런 징후라도 있어야 한다. 비트코인으로 식품을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엘살바도르의 사례도 있다. 비트코인을 합법화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보조금을 지급해온 이 나라의 실험이 처참한 실패로 판명났다.
순수한 투기 목적 이외에 근거가 없는 암호화폐가 정말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소외된다는 공포 때문에 부풀려진 것 이상이 될 수 있을까? 암호화폐의 효용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암호화폐의 규모가 얼마나되는데 그러냐는 반박을 당한다. 최고치에 달했을 때 전체 암호화폐 가치는 3조달러(약 3818조원)에 육박했다. 이번에도 일반 대중이 그런 주장에 속아넘어갈까?
글쎄다. 암호화폐 회의론이 잘못일 수도 있지만 믿는 건 바보같은 일이고 속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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