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한국은행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대해 언급한 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강력한 금리인상 메시지가 나오면서 개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전일까지 지난 7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는 103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동안 미국 연준의 긴축정책에 증시가 침체됐을 때도 개인들은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왔다. 앞선 7거래일인 지난 29일부터 9일까지 3조8216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개인들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특히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순매도로 전환한 배경은 미국과 국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그널이 강력해졌다는 점에 쏠린다.
지난 1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빅스텝’ 관련 발언을 꺼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총재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조찬 회담 직후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코스피가 한차례 하락했는데, 당시 발언이 시장에서 주목하자 한은은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출고일자 2022.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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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16. photo@newsis.com |
한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고 앞으로도 당분간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시장이 다소 안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연준에서 한 차례 빅스텝을 단행한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인데다, 당시 인도의 밀 수출 중단으로 물가 안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투자 심리가 이전보다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의 빅스텝 이후인 지난 10일 코스피는 2600선이 붕괴된 바 있다.
게다가 파월 의장이 연이어 금리 상승과 관련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출 수단과 결의를 보유했다”며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2%대로 끌어내리고 다가오는 시간에 단단히 집중해야 할 때”라며 “물가가 건강한 수준으로 낮아지기 시작할 때까지 금리인상을 계속하겠다. 널리 이해되는 중립적인 수준(중립금리)을 넘어서는 일을 수반한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미 증시는 이번 발언에 크게 반응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미국 시장은 생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잘 나온 부분이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점진적인 봉쇄 완화와 추가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특히 ‘중립금리’에 대한 부분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그동안 2.5~3.0% 정도를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발언으로 중립금리 수준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인상 강도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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