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에서만 30만명에 가까운 투자 피해자를 낳은 루나가 극적 회생을 도모하고 있다.
루나와 테라USD(UST)코인을 만든 권도형 대표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 새 루나 코인을 발행하고자 한다. 권 대표는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 등을 발표하며 이에 대한 찬반을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새로운 블록체인이 법적 소송에 대비한 권 대표의 출구전략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테라 하드포크 찬성 79%
22일 테라 블록체인의 지갑 사이트 테라스테이션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17분 기준 투표 현황은 전체 투표율은 50.87%(1억8527만4543표), 이 중 79.31%(1억3407만7607표)가 테라 생태계 재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테라스테이션 투표는 테라 생태계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홀더'(코인 보유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투표다.
이를 위해 권 대표는 테라 리서치 포럼에 제안했던 ‘테라 생태계 회생 계획 2’ 내용 일부를 수정한 뒤 투표에 올렸다.
# 회생 계획 2
변경안에 따르면 새 루나 코인은 1달러 가치 붕괴 전인 8일 12시 기준 기존 루나 보유자에게는 35%(테라폼랩스는 제외), 앵커UST(aUST) 보유자에게는 10%가 분배된다.
폭락에도 루나와 UST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분배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27일 기준 루나 및 UST 보유자에 각각 10%, 20%가 분배된다. 나머지 25%는 테라 커뮤니티 풀에 분배된다. 이 중 10%가 핵심 개발자에게 돌아간다. 이는 애초 5%에서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제거
권 대표의 계획은 UST와 루나 코인의 거래가 이뤄지는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하드포크해 새로운 체인을 만들어 새 루나 코인을 발행한다는 이야기다.(하드포크)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버전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 방식이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새로운 블록체인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기에 당연히 해당 블록체인 내 암호화폐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결국 그가 제안한 내용은 루나만 살리고 테라USD(UST)를 버림으로써 폭락의 원인이 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권 대표의 테라 블록체인 하드포크 계획은 테라 생태계를 복원하고 피해복구를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피해보상 턱없이 부족
앞서 테라폼랩스를 지원하는 비영리 재단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지난 16일 기준 보유 자산 내역을 공개하며 소액투자자부터 배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FG가 이날 공개한 자산 내역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00억원이다. 루나가 폭락 직전 시가총액이 30조원을 기록했던 수준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보상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투표가 권 대표 바람대로 흘러가 새로운 루나 코인 발행에 성공한다고 해도 새 루나 코인에 이전처럼 투자자들이 몰려들지도 미지수다.
# 권 대표의 출구전략?
이미 시장은 테라-루나 사태를 겪으며 권 대표의 개발과, 경영, 위기 대처 능력 등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테라2.0 블록체인’ 계획의 성공 가능성이 낮기에 권 대표의 출구 전략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주현 황금률 대표변호사 겸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 만들겠다는 계획은) 법정 소송에서 활용도 할 수 있지만 권도형 대표 자신을 위한 출구 전략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송에서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현재 하는 행위들이 도움이 되진 않고 추후 합의에 참조사항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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