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테라 거버넌스 투표 찬성 65.5%로 종료
테라 2.0 출범 D-1…27일 새 블록체인 출시
각종 법적 소송 직면…거래소 상폐 등 난제 산적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를 없앤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 출시가 결정됐지만 생태계 재건은 힘들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은 물론 다양한 파트너사와 이용자들이 필요한 이유에서다.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여론이 전 세계적으로 악화한 상황에서 권 대표의 부활은 쉽지 않아 보인다.
# 테라2.0 거버넌스 투표 가결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테라 블록체인 2.0’을 만들자는 거버넌스 투표가 전날 찬성 65.5%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테라 2.0 네트워크가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8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를 포함한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버리고 새 블록체인을 구축하자는 내용의 거버넌스 투표를 올렸다. 거버넌스 투표는 해당 블록체인의 노드(검증인)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운영에 관한 사항들을 결정할 수 있다.
테라폼랩스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상 최악의 사태를 겪은 테라-루나 코인을 발행한 곳으로 권도형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 테라2.0, 완전히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 2.0은 기존 블록체인을 하드포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블록체인의 첫 블록(제네시스 블록)부터 생성하는 완전히 새로운 블록체인이다.
새로운 블록체인인 테라 2.0이 출시되면 UST가 거래되는 기존의 테라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뀐다. 테라 클래식에서 거래되는 루나(LUNA)는 루나클래식(LUNC)으로 변경된다.
테라 2.0의 토큰이 루나(LUNA)가 되는 것이다. 권 대표는 테라2.0을 가동하면 총 10억개의 새로운 루나 토큰을 기존 토큰 보유자들에게 에어드롭하겠다고 밝혔다.
# 새 루나 10억 개 에어드롭
권 대표는 테라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 발행되는 루나 코인의 30%는 커뮤니티 풀에 보관하며 이 중 10%는 개발에게 할당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일 기준 잔액 기준 1만 루나 이하의 보유자들에게 35%, 같은 날 기준 UST 보유자들에게 10%를 할당한다. 오는 27일 기준으로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10%, UST 투자자들에게는 15%를 배분한다.
# 업비트, 에어드롭은 지원…새 루나 상장은 별개
테라 2.0 출시를 앞두고 테라폼랩스 관계자가 국내 거래소들에 새 루나 코인에 대한 에어드롭을 지원 요청했다.
이에 업비트는 피해자 보상 차원에서 테라폼랩스에 에어드롭을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 다만 에어드랍과 새 루나 코인 상장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업비트 관계자는 “루나 투자로 피해를 본 투자자를 위해 새 루나 코인에 대한 에어드롭은 지원할 예정이지만 해당 코인을 상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출고일자 2022.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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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태블릿에 루나 거래지원 종료예정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2022.05.19. 20hwan@newsis.com |
국내 거래소 내에서는 새 루나 코인에 대한 에어드롭은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 “새 루나, 국내 사장은 어려울듯”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대부분 거래소가 새 루나 코인에 대한 에어드롭에 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에어드롭은 거래소 상장과는 다른 것으로 국내 거래소에서 루나 코인을 상장하는 건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테라-루나 코인은 전 세계에 많은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이번 폭락으로 인한 피해 규모도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기준 국내 거래소에서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 수만 28만명에 이른다. 권 대표는 소액 투자자부터 배상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테라폼랩스가 투자자 피해 복구에 쓸 수 있는 금액은 4000억원에 남짓하다.
# 테라2.0 시선 곱지 않아
이에 문제가 있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버리고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 새 사업을 펼치고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테라2.0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고 생태계를 잘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대표를 상대로 투자 피해자들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한 상태이며, 이를 검찰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이 수사하고 있다.
이런 여론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귄 안에 들었던 코인이기에 투자 피해자들은 국내보다 외국에 더욱 많은 상황이다.
# 테라폼랩스, 신규 자금 조달 여의치 않을 것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도 권 대표를 향해 “새로운 희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비판했을 만큼 크립토 커뮤니티 내에서도 권 대표에 대한 평판은 바닥을 쳤다.
새로운 생태계를 키울 만한 투자금을 줄 펀드를 찾는 것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달 루나-테라 코인이 연일 폭락하자 테라폼랩스는 자금 조달을 도와줄 ‘백기사’를 찾았지만 이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브리핑은 “루나, UST 폭락 사태로 갤럭시 디지털 주가는 30% 넘게 급락했고, 노보그래츠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테라USD·루나의 열성적 지지자로 미국 블록체인 투자사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루나-테라 사태 이후 11일 만에 투자 서한을 통해 팔에 새긴 루나 관련 문신을 지우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과거의 사건을 나중에 돌아보면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내 문신은 벤처 투자에서 겸손을 요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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