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월 기준금리 3연속 인상 나서나
#美 빅스텝 두차례 단행시 2.0%로 동일
#9월 금리 역전될 가능성
#원화 가치 하락과 함께 자본 유출 우려
#이창용 “아직 크게 우려되는 상황 아냐”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까지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연내 한·미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이르면 9월 이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원화 가치 하락과 함께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까지 세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7월 빅스텝을 단행하면 단숨에 2.0%로 같아진다. 미국 기준금리는 이달초 1.0%로 올라섰고, 6·7·9·11·12월 5차례 결정할 기회가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25~2.5% 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이 합리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고 다음달에는 금통위가 없다. 올해 7·8·10·11월 금통위 4번을 남겨두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시 빅스텝을 단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빠르면 한은 금통위가 없는 9월, 금리 역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8%를 넘는 아주 높은 수준이고,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아직까지는 더 견고한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은 너무나 당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콜금리 목표제를 시작한 1999년 5월 이후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시기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19년 10월 3차례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또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원달러환율은 126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차가 역전되거나 자본유출이 굉장히 대규모로 일어나거나 환율이 어떻게 되거나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또 현재 우리 상황을 볼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가 더 올라갈 때 해외로 늘어날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서 저희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제가 생각할 때는 그래도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 2년 전쯤에 비해 외국인 투자 비중이 35%였다가 지금은 25~26% 정도로 낮아져 있고, 채권 투자도 소폭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자본유출입의 최근 2, 3년간 행태를 보면 상당 부분 해외자금이 나가는 건 국내투자자의 해외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환율이 더 절하되는 상황이 돼서 앞으로 원화가 절상된다는 기대가 되면 국내투자자의 자금이 많다는 건 해외부채가 늘어난 것만큼 해외자산도 늘어났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 훨씬 좋고 유사시 환류될 수 있는 자금도 많다. 유심히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는 “양 정상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 종료된 일시적 통화스와프 재개 대신 상설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통화스와프를 맺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두 정상이 말한 내용은 경제상황만 보고 말한 게 아니라 한·미 간의 전략적 협조는 큰 틀 안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양국 간의 교역과 투자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걸 같이 언급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또 “구체적인 방안을 어떻게 할지는 기획재정부 쪽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중앙은행은 상시적인 협의 채널을 갖고 있다”며 “여러 국제회의에서 만날 기회가 많은데 이런 채널을 통해 계속 이야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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