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7개의 지갑이 테라 디페깅에 깊숙이 관여했다.”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난센은 27일 테라 사태와 관련된 지갑, 기관, 거래소 간의 코인 이동을 상세하게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난센은 이번 사태가 특정 개인, 특정 기관이 주도한 ‘공격’이 아니라 위험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대량 매매가 촉발시킨 시스템 붕괴라는 결론을 내렸다.
# 테라 사태의 주범(?) 7개 주소
난센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7개 지갑 주소를 공개했다.
0x8d47f08ebc5554504742f547eb721a43d4947d0a (EIP 1559 User)
0x4b5e60cb1cd6c5e67af5e6cf63229d1614bb781c (Celsius)
0x1df8ea15bb725e110118f031e8e71b91abaa2a06 (hs0327.eth)
0xeb5425e650b04e49e5e8b62fbf1c3f60df01f232 (Heavy Dex Trader)
0x41339d9825963515e5705df8d3b0ea98105ebb1c (Smart LP: 0x413)
0x68963dc7c28a36fcacb0b39ac2d807b0329b9c69 (Token Millionaire / Heavy Dex Trader)
0x9f705ff1da72ed334f0e80f90aae5644f5cd7784 (Token Millionaire)
이 지갑들은 다음 4가지 행동의 단초를 제공했다.
1) 앵커 프로토콜에서 UST를 대량으로 인출
2) 웜홀 브릿지를 통한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의 이동
3) 커브에서 UST를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
4)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 거래소 간의 차익거래
이 과정에서 UST의 달러 페깅이 무너졌다.
# 모든 것은 커브에서 시작됐다
탈중앙 암호화폐 플랫폼 커브가 테라 디페깅의 중심이다.
5월7일 21시44분~5월8일 5시35분 사이에 커브에서는 UST 입금과 출금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몇 시간 후 권도형의 트윗이 올라왔다. 디페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5월7일 21시44분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억5000만 개 UST를 커브에서 인출한다.
바로 직전에 특정 지갑에서 8500만 개 UST가 커브로 입금됐다. 이 자금은 USDC로 바뀌어 코인베이스로 흘러들어갔다.
5월7일부터 8일까지 18개 지갑들이 커브에 UST를 집중적으로 입금했다. 이 거래가 해당 기간 커브의 UST 입금의 77%를 차지한다. UST의 대규모 이동이 디페깅의 전조였다.
# 앵커 프로토콜 대량 인출
커브에 UST가 대량으로 입금되기 전에 앵커 프로토콜에서는 거액의 인출이 있었다.
5월 7일부터 10일 사이에 앵커 프로토콜의 특정 지갑에서 3억4700만 개 UST가 8 차례 트랜젝션을 통해 인출됐다.
상위 20개 지갑에서 총 20억 개 UST가 5051 차례 트랜젝션을 통해 빠져나왔다. 커브에 UST를 입금한 지갑들도 이 거래에 참여했다.
앵커 프로토콜에서 자금 인출은 이미 4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디페킹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이다. 4월1일부터 5월6일 사이에 인출이 집중됐다.
특히 아래 2개 지갑이 디페킹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terra1yl8l5dzz4jhnzzh6jxq6pdezd2z4qgmgrdt82k (0x8d47f08ebc5554504742f547eb721a43d4947d0a on Ethereum, or the Curve UST inflow “initiator” (A))
terra195wtjmpjxhp336mclqfsyk2plvs8mw3lhsc5nc (0x4b5e60cb1cd6c5e67af5e6cf63229d1614bb781c or Celsius (B))
이 지갑 주인 중 하나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가 등장한다.
이 지갑을 통해 빠져나온 UST는 웜홀 브릿지를 통해 테라 블록체인에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 이동하게 된다.
# 셀시우스
테라에서 이더리움으로 이동은 5월 8일 정점을 찍는다.
5월 5일부터 8일 사이에 블록체인 간 이동 거래에 참여한 상위 10개 지갑은 해당 기간 거래의 57%를 차지한다.
이들 지갑 중 2개는 특히 셀시우스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5월 11일 셀시우스는 “우리는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으로 강력한 리스크 관리를 수행했다. 사용자들의 자금은 안전하며, 평소처럼 서비스를 제공한고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셀시우스는 테라 사태 당시 500만 달러를 앵커 프로토콜에서 인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셀시우스는 최고 18.63%의 이자 제공하며, 예치 자산은 118억 달러에 달한다.
# 차익거래
UST가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뀐 후 커브와 FTX, 바이낸스 등 중앙화 거래소들 사이에는 수시로 입출금이 일어난다.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 거래소 사이에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 테라 사태의 본질
한 명의 해커, 또는 한 개의 기관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최초 7개의 지갑이 커브를 통해 UST를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면서 디페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중 6개 지갑은 중앙화 거래소로 UST를 이동시켰다. 이는 전형적인 위험 관리 차원의 거래로 볼 수 있다.
거시 경제 상황,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 등이 맞물렸다. 위험 관리를 위해 앵커에서 인출한 자금이 증가했다. 이것이 테라의 디페킹을 촉발했다.
테라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취약성이 급격한 시장 변동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이 난센의 결론이다.
한편 테라2.0은 우리 시간으로 28일 오후 3시 가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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