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주요국의 긴축 모드에 따라 금융투자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이끌어온 성장주들이 저물며 펀드 시장에서 대체투자·원자재·회사채 펀드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새 국내 대체투자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조4181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나 국내 혼합형 펀드 설정액이 각각 47억원, 4552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테마형 펀드 중에서는 원자재펀드, 천연자원펀드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펀드는 한 달 동안 각각 5725억원, 5609억원 늘어났다. 기타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설정액이 크게 늘어났다.
회사채 펀드도 자금 몰이 중이다. 다른 채권 펀드와 달리 하반기 들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채 시장은 금리 인상 가시화에 따라 주춤했으나 점차 발행시장에서 온기가 돌며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이다.
이들 펀드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벗어나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긴축 모드로 옮겨가고 있어 점차 성장주 대신 대체투자나 원자재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국내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연준이 강한 긴축에 나서게 해 증시 유동성이 줄어들어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주가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달 12일에는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해 두달 연속 8%대이자 예상치(8.1%)를 웃돌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가뜩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 상태에서 물가지표도 예상보다 악화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유동성 감소는 성장주에 더 이상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지 못하게 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시기에 주도 업종으로 꼽혔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의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올해 들어 26.5% 하락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BBIG ETF의 펀드명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타임폴리오운용은 오는 9일 자사 ‘BBIG액티브 ETF’를 ‘이노베이션액티브 ETF’로 변경 상장하기로 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에 불리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 국내 인터넷, 게임 섹터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변화한 매크로로 인해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리스크에 더욱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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