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민간 주도 성장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감세 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고물가를 잡고자 내놓은 민생안정 대책에 보유세를 내리는 방안을 담았고 법인세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세제 전반을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전방위적 감세로 인해 수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5년간 209조원이 소요되는 국정과제 재원을 세수로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곳곳에서 세수를 줄이는건 엇박자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1일 기획재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 주택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보유세제 개편 추진 방안이 담겼다.
우선 정부는 종부세의 경우 2021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현재 100%인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재산세는 지난해부터 공시가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구간별로 0.05%포인트(p)씩 낮춰 추가로 내리진 않았다.
이를 적용하면 정부는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이전 단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생애최초 주택 구입 가구의 LTV 상한도 기존 6~70%에서 80%까지 상향 조정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시적 2주택자의 취득세 중과 배제 인정 기한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거래과세인 양도세의 중과 배제 인정 기한을 같은 방식으로 늘려준 바 있다.
출고일자 2022. 0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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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12일 서울시내 부동산의 모습. 2022.05.12. jhope@newsis.com |
여기에 더해 정부는 기업의 투자 촉진과 혁신지원 등을 위한 세제지원 강화 차원에서 법인세 인하 방안을 올해 하반기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민간 주도 성장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부터 법인세 인하 의지를 보였다.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기업활동 발목을 잡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벗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법인세도 그렇고 상속·증여세도 그렇고 국민들 부담을 덜어드리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법인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000년대 이전 최고 28%에 달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22%까지 낮췄다. 하지만 대기업 증세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높였다. 과표 구간은 3단계에서 4단계로 늘렸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한꺼번에 5%p나 내리기에는 재정 부담이 있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2%로 되돌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아울러 정부는 초고액 주식 보유자 이외에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올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주도 성장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는 이를 위해 전방위적인 감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줄줄이 감세가 이뤄질 경우 수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고, 국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을 ‘세수 자연증가분’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했고 추경 재원도 세수를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엇박자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감세를 할 수 있으면 해야 하지만, 국가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다. 엇박자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강제성 있는 재정 준칙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전날 “전반적인 세수 흐름,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기대효과를 단기적 효과와 중장기적 효과 전부 아울러서 어떤 세목에 세율조정이 필요한지 찾을 것”이라며 “한참 검토하고 연구하고 토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고일자 2022. 0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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