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5월 수출입 동향’ 발표
수출 19개월째↑…15대 품목 모두 선전
에너지 가격 상승에 수입액도 고공행진
미국·EU 수출 호조 속 中 수출도 증가세
정부 “무역 성장세 위해 정책 역량 집중”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출이 주요 품목 전반의 고른 선전에 힘입어 두 자릿수대 성장을 이어가며 역대 5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은 역대 1위, 반도체·철강 등 수출은 역대 5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월 수출 600억 달러 돌파에 기여했다.
그러나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에 수입액은 더 가파르게 늘어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정부는 수출이 이끄는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고,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 활력 높이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역대 최고 5월 수출에도 무역수지 두 달째 적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수출액이 61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3% 늘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은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3.9%)부터 12월(12.4%), 2021년 1월(11.4%), 2월(9.5%), 3월(16.6%), 4월(41.1%), 5월(45.6%), 6월(39.7%), 7월(29.6%), 8월(34.9%), 9월(16.7%), 10월(24.0%), 11월(31.9%), 12월(18.3%), 2022년 1월(15.2%), 2월(20.6%), 3월(18.2%), 4월(12.3%)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기존 5월 최고 실적인 작년(507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이상 웃돌며 역대 5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월간 최고 실적인 지난 3월(638억 달러)에 이은 2위 실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과 전년 기저효과에도 수출은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19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역수지는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높아 17억1000만 달러 적자로 두 달째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입은 1년 전보다 32% 늘어난 63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며 에너지원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산업부가 지난 4월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 실적에서는 3월 무역수지가 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5월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석 달 연속 무역적자일 것으로 예상돼왔다.
이후 관세청이 3월 무역수지를 2억1000만 달러 흑자로 정정하며 무역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월별 수출입 실적은 내년 2월 확정치가 나온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약 78억500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무역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무역적자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고일자 2022.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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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 3월 18일 독일 엠리히하임의 한 유전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모습. 2022.04.02.) |
◆15대 품목 수출 일제히 증가…석유제품 수출 60억불 넘어
품목별로 보면 2021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15대 주력 품목 수출액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넘어서고,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23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13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한 115억5000만 달러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로 대표되는 서버 물량이 지속되며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107.2% 급증한 64억1000만 달러로 역대 1위 수출 기록을 세웠다. 고유가 영향으로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과 높은 가동률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수출액은 18.9% 늘어난 41억5000만 달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본격화된 지난해 5월의 기저효과와 전기차 등 고부가 차량 수출이 증가한 영향 덕분이다.
바이오헬스(24.6%)·이차전지(13.9%) 등 신산업 품목도 역대 5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51억8000만 달러, 14%), 철강(36억6000만 달러, 26.9%), 컴퓨터(16억5000만 달러, 29.1%), 선박(19억7000만 달러, 44.8%), 가전(7억8000만 달러, 10.9%) 등 품목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일반기계(44억1000만 달러, 3.2%), 디스플레이(15억2000만 달러, 0.1%), 차부품(19억6000만 달러, 7.6%), 무선통신(13억 달러, 8.4%), 섬유(11억2000만 달러, 4.3%) 등 품목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출고일자 2022.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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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김명원 기자 =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인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근무자들이 수출 화물을 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01. photo@newsis.com |
◆미국·EU 등 수출 역대 5월 중 최고…中 수출 플러스 전환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 지역 중 8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아세안·미국·유럽연합(EU)·인도로의 수출은 두 달 연속 해당월에서 1위 실적을 냈다. 봉쇄 여파로 지난달 감소한 중국으로의 수출도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를 포함한 CIS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29.2% 늘어난 96억2000만 달러였다. 제조업 기반 경기확장 추세 속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상위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해 역대 3위 실적이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은 23.5% 늘어난 60억5000만 달러였다. 유로존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생산·소비가 회복되며 중간재 중심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이다.
아세안으로의 수출액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 23% 늘어난 106억4000만 달러로 7개월째 1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19.9% 늘어난 2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인도, 중남미로의 수출액은 각각 70.3% 늘어난 16억9000만 달러, 32.5% 증가한 27억 달러였다.
대(對) 중국 수출액은 1.2% 증가한 134억1000만 달러였다. 지역 봉쇄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석유화학·무선통신 등 수출이 증가해 플러스 전환했다. 중동 지역 수출액은 48.8% 증가한 15억6000만 달러였다. CIS 지역 수출액은 37.9% 감소한 6억8000만 달러였다.
출고일자 2019.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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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
◆”수출 활력 위해 산업 경쟁력·기업 활력 높여야”
정부는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무역적자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도전을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도약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관계부처와 논의하며 투자 활성화와 규제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를 주도하고 산업 공급망을 강화·안정시킬 수 있는 신통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경제의 주된 성장 엔진인 무역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업이 직면한 금융·물류 상황을 분석하고 업종별 특화 지원 등 수출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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