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2금융권, 금융시장서 ‘약한 고리’
이자율 높고 차주 신용 낮아 부실 가능성
당국, 은행 이어 2금융권에도 우려 전달
“전 업권 경각심 가져야할 때”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카드사·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도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2금융권 대출금리가 은행 보다 높고 상대적으로 취약차주가 많은 만큼, 기준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부실 여신에 철저하게 대비하라는 취지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2금융권의 리스크 요인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31. chocrystal@newsis.com |
전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거시·금융·외환시장 곳곳에서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찾는 세심함을 유지해야 한다”며 “위기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된 자영업자 부채와 이와 관련이 높은 2금융권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금융권은 특성상 금융권 중 ‘약한고리’에 속한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주요 국가들의 기준 금리가 인상돼, 2금융권 대출이 일부 상환되지 못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일반 대출금리는 9.69%를 기록하며 전달 보다 0.45%포인트 올랐다.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의 일반대출금리도 0.01~0.05%포인트 상승했다.
무엇보다 2금융권은 은행보다 신용이 낮은 취약차주가 많아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발생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2금융권 실무진들을 만나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급등하면서 시장 변동성 커지고 있어 전 금융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2금융권도 은행처럼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이나 다음 달 중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금리를 2~3차례 더 올릴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형·중소형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역성장·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경진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관리부 선임조사역은 ‘저축은행업권 내 실적 양극화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경기 악화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열위에 있는 중소형 저축은행이 역성장 및 부실화 우려가 있다”며 “이를 대비해 이익의 내부 유보 및 충당금 적립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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