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BOK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
#”원자재 가격 상승, 70년대보다 광범위”
#”유가 10% 상승시 선진국 GDP 0.5%↓”
#”인플레이션 압력 위협적인 수준 아냐”
#”원유 의존도 감소, 정책제재 견고한 편”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높은 물가 상승과 낮은 경제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현실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금리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책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내놔야 한다는 시각이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2일 개최된 BOK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원자재 시장 불안, 성장·인플레이션(글로벌 경제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반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중앙은행의 새로운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
신 국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1970년대보다 광범위한 측면이 있지만, 유가 상승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이 1970년대 말 약 50%에서 2020년 30%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6%에서 16%로 상승했다는 게 신 국장 설명이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 비용이 기존 예상보다 크게 내려간 데 기인한다.
그는 “최근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높은 변동성이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 감소와 견고한 정책체제 등을 감안할 때 1970년대 극심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원유 공급 충격으로 인한 유가 10%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8분기 시차를 두고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가 약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시 원자재 수입국의 GDP는 큰 폭으로 감소하며,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에도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로 인해 수출단가 개선에 따른 수혜가 일부 상실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같은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된다는 게 신 국장 시각이다. 이는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탓이다. 공급 요인과 무관한 유가, 농산물 가격 10% 상승 충격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각 0.2%, 0.4% 가량 높아졌다.
신 국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나,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중기에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질금리 움직임을 1970년대 유가 충격 기간과 비교해보면 최근의 실질금리는 1973년 말 1차 유가 충격 기간과 유사한 정도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상태”라며 “1차 유가 충격기간 -6% 내외로 하락한 실질금리가 0%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약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봐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에는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선진국) 목표치 범위내로 하락(신흥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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