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이어 업비트도 루나 수수료 투자자 지원에
업비트, 지난달 11~20일 수수료 수익만 95억원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루나(LUNC) 급락 사태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자 코인 거래소들이 수수료 수익을 투자자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달 31일 오후 9시께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를 투자자 지원 등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지난달 초 테라의 디페깅(달러와의 가치 고정 해제)로 테라USD(UST)와 루나클래식(LUNC, 구 루나)이 급락하자 루나클래식(LUNC)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유의를 안내한 바 있다.
하지만 테라USD와 더불어 루나클래식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자 두 코인에 투자한 국내외 많은 디지털 자산 투자자가 큰 투자 손실을 보게 됐다. 업비트는 비트코인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BTC마켓에만 루나클래식을 상장해 거래지원해왔다.
루나-테라 사태 이후 업비트의 루나클래식 수수료 수익이 100억원 달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자 업비트는 해당 루나 수수료에 대한 고민을 줄곧 해왔다. 상장 폐지 전까지 루나 수수료 감면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이는 무산되며 수수료 수익을 투자자 지원 등에 쓰는 것으로 갈피를 잡은 것이다.
업비트 측은 “투자 손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떠나서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 기간 중의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를 투자자 지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투자자 지원에 활용하게 되는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 수익은 239.13BTC인으로 지난달 30일 업비트 종가 기준 약 94억5760만원이다.
해당 수수료 수익은 루나클래식이 투자 유의 종목 지정된 지난달 11일 자정부터 거래지원이 종료된 지난달 20일 정오까지의 수수료 합산 금액이다.
업비트는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의 사용처와 방식은 업비트가 결정하지 않고,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결정 전까지는 루나클래식 거래로 발생한 수수료는 지갑(bc1qd6k7f4322mz57y6r7tx9erf3aaheu0sp3xcjgj)에 보관하겠다고 지갑 주소와 함께 공지사항에 명시해 놓았다.
업비트의 결정에 앞서 코빗도 지난달 25일 루나클래식을 거래 유의 종목으로 결정한 이후 발생한 거래 수수료 전액(1000만원)을 투자자 보호를 위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빗 외에도 업비트마저 루나클래식 수수료를 투자자 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코인 거래소들도 루나클래식 수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빗썸과 코인원 역시 내부에서 루나클래식 수수료 수익에 대한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관계자는 “루나클래식 수수료를 투자자 지원에 쓸지, 다른 방향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측도 “장기적인 투자자 보호 증진을 위한 논의는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며, 루나클래식 수수료 수익 역시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다섯 번째 원화마켓 거래소로 합류한 고팍스는 지난달 16일에 루나클래식에 대한 거래 지원을 중단한 데다가, 고팍스는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아 발생한 수수료 수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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