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징역형은 피하더라도 민사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2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CNBC는 이날 미국의 전직 연방 검사들, 규제 기관 관리들과 인터뷰를 한 뒤 “형사 사건의 경우 검찰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 범죄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민사 사건의 입증 책임은 훨씬 낮다”며 권 대표의 민사처벌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소송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한국의 투자자 그룹이 사기 등 혐의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고소하기 위해 모였다”고 CNBC는 전했다.
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같은 규제 기관이 과태료, 수익 환수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이 수백억달러 규모임을 고려할 때 엄청난 액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권 대표는 이미 소환장을 몇 차례 피하는 등 SEC와 불편한 관계라고 CNBC는 전했다.
SEC 집행부에서 수석 자문을 지냈던 필립 무스타키스는 “SEC는 증거의 우세로 사건을 입증하면 된다”며 “이는 배심원들이 피고인이 혐의에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보다 관여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선 권 대표와 그의 동료가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증거가 필요해 쉽지 않을 것으로 CNBC는 전망했다.
CNBC는 “화이트칼라(지능형) 범죄 사건은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만약 그들이 궁극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선고는 가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에선 루나·테라 폭락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씨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합동수사단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도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신씨를 동일한 혐의로 합동수사단에 고소·고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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