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0년대 미국의 힘과 좌절을 상징합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저격 당하고,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고, 중동 국가들은 석유 값을 끌어올려 전 세계 경제를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련과 냉전을 벌이던 미국은 우왕좌왕했죠.
경제 정책도 엉망이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이었지만 경제 정책에서는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닉슨은 아서 번스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는데요. 국제 유가가 올라가고,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데도, 연준은 금리 올릴 생각을 못했습니다.
유가와 식품은 통화정책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물가가 아니라는 거죠.
번스 의장은 유가, 식품을 뺀 코어 인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을 통화정책에 도입했습니다. 타당한 면도 있었습니다.
미국인들이 휘발유를 사기 위해 주유소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식품 가격이 25%씩 올랐는데도 연준은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번스가 도입한 코어 인플레도 어느 순간 급등했죠. 연준은 그제서야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1980년대가 되고 연준은 폴 볼커 의장의 주도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물론 경기 침체도 같이 따라왔죠. 미국은 1990년대에 겨우 겨우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납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을 백악관으로 볼렀죠.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을 지지하고, 인플레를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은 빠지고, 연준이 나서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닉슨-번스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거죠.
그렇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불가피할까요?
1970년대에는 인터넷도 없고, 전기차도 없었습니다. 비트코인도 없었죠.
“물가를 때려 잡으려면, 맹목적으로 금리를 올린다”가 교과서에 나와있는 방식인데요. 파월 의장이 이 방법을 그대로 답습할까요?
기업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노동자들은 쟁의를 해서라도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고, 다시 물가가 오르고….
1970년대 미국은 독점 대기업의 횡보와 강성 노조의 정치 세력화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2022년 6월. 미국 경제는 다릅니다. 가장 싼 물건이 어느 매장에 있는지 핸드폰으로 검색이 가능한 시대니까요. 기업은 인공지능(AI)을 써서 어떻게든 원가를 낮추고, 소비자도 그에 맞춰 소비 패턴을 바꿉니다.
지금 월가는 이론과 현실, 교과서와 시장, 휘발유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이게 정리되려면 적어도 3개월은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6월, 7월 금리인상은 이미 결정이 난 것이고, 8월은 회의가 없으니까요. 9월 공개시장위원회가 다시 열렸을 때,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는 분명해져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JJ 기자가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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