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은 “외국인 배당금 등 계절적 요인 커”
5월 다시 흑자 전환할 듯
상품수지 흑자폭 20억달러 축소
본원소득수지 32억5000만 달러 적자
4월 외국인 배당금 60억7000만 달러 지급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배당금 지급으로 4월 경상수지가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2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배당금 등 계절적 요인이 큰 만큼 다음달부터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전년동월대비 2억6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8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20년 5월부터 23개월 째 이어온 흑자 행진이 중단됐다. 1~4월 누적으로는 경상수지가 15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한 것은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된 데다, 지난해 12월 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가 32억5000만 달러 적자를 보인 영향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입구에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컨테이너 운반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22.06.09. yulnetphoto@newsis.com |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9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49억5000만 달러) 대비 흑자폭이 20억 달러 축소됐다.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9억3000만 달러(11.2%) 늘어난 58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요 품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73.2% 뛴 가운데, 철강제품(21.5%), 반도체(15.6%), 화공품(13.3%)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은 원자재 수입 급증으로 79억3000만 달러(16.5%) 늘어난 559억8000만 달러로 집계돼 16개월 연속 늘었다. 석탄(148.2%), 가스(107.3%), 원유(78.4%), 석유제품(36.0%) 등 원자재 수입이 37.8% 급증한 가운데, 자본재는 보합세를 보였고, 소비재는 4.6%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4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2.9% 증가한 57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18.6% 증가한 60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4.1% 증가해 수출 증가율이 수입증가율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32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39억1000만 달러)과 비교해서는 적자 폭이 6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배당소득수지도 38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내 1년 전 보다 적자폭이 13억4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자소득수지는 6억4000만 달러로 1년 전 보다 흑자폭이 7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국내 결산법인이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60억7000만 달러다. 전년동월(75억1000만 달러) 보다는 축소된 것이지만 지난해 5~12월 평균치인 15억 달러 정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4월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면서 1년 전 1억3000만 달러 적자에서 5억7000만 달러 흑자로 흑자 전환했다. 운송수지는 17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11억1000만 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2020년 7월(1000만달러) 이후 21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해운 운임지수인 4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동월대비 49.9%증가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5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월과 적자폭이 같은 수준을 보였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7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6억9000만 달러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중 주식투자는 32억8000만 달러 감소해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채권투자는 16억 달러 늘어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식투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 등으로 감소한 반면 채권투자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72억 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은 기타금융기관, 개인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69억5000만 달러 증가해 2019년 9월 이후 32개월 연속 늘었다. 채권은 2억6000만 달러 늘었다.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컸던데다 무역수지도 적자폭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5월 경상수지가 다시 증가 전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통관기준 수출입차가 5월 17억1000만 달러로 4월 25억1000만 달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였다 하더라도 선박 운임료, 운임보험료, 중계무역 순수출 등에 대한 조정을 거쳐야 하고, 계절적 요인이었던 외국인 배당 지급도 5월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간 500억 달러 경상 흑자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상수지가 조사국 전망치인 연간 50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하려면 남은 5~12월 동안 월평균 43억4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면 가능하다”며 “전망치 전제 조건과 가정, 유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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