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약 한 달만에 2600선 붕괴
미 1970년대, 물가 정점 뒤 증시 반등
5월 CPI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 보일 듯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미국 증시는 9일(현지시간) 물가 상승이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심리에 하락 마감했고, 중국 봉쇄 조치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한동안 26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도 2500선까지 떨어진 채 마감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상황과 비슷한 과거 1970년대 미국 상황을 돌이켜 보면 미 물가 상승의 정점 확인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600선이 무너지며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한 2595.87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중순 몇 차례 2500선까지 떨어진 뒤 약 한 달간 2600선에 머물렀으나, 미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하루 앞두고 또 다시 2500선에 진입한 것이다.
이같은 국내 증시 하락세는 지난 밤 미 증시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하락폭을 확대한 영향을 받았다. 앞서 미 증시는 다우 -1.94%, 나스닥 -2.75%, S&P500 -2.38%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미 소비자물가지수의 회복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미 물가상승률의 정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언급한다.
특히 현재와 같이 금리 인상과 높은 물가 상승률이 겹친 과거 미국의 1973년을 돌이켜보면 물가의 정점 확인은 증시 반등과 관련성이 상당히 높다.
1970년대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8~10%로 높은 수준이 지속됐다. 당시 명목 기준 S&P500 지수는 1974년 12월 바닥을 찍고 하락세를 벗어났는데, 미국의 물가 상승률도 1974년 12월 12.3%까지 상승한 뒤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물가 상승이 코로나에 따른 공급망 차질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례적 요인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1970년대와 지금은 차이가 있다”면서도 “일단 증시 반등을 위해 물가 정점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증시 반등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지속하면서 물가 상승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를 앞둔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5월 CPI는 1년 전과 비교해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과 같은 수치다. 일각에선 8.4%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 CPI와 관련, “컨센서스는 전 달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거란 생각”이라면서 “큰 틀에서는 하반기로 가면 갈수록 완만한 수준 정도로 인플레이션은 피크아웃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걸쳐 병목현상이라든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든지 이런저런 리스크들이 겹치다보니 아무래도 속도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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