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 발표, 에너지 급등…”시장 예상 웃돌아”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8.6%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치솟았다.
10일(현지시간)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월에 전 달에 비해 1.0% 상승하면서 12개월 누적 상승률이 8.6%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CPI 연간 상승률, 연 인플레는 3월에 8.5%를 기록해 만 40년 전인 1981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뒤 4월에 8.3%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았다.
전문가들은 5월에 8.3% 혹은 8.2%를 전망했으나 이날 노동부는 3월보다 높은 8.6%를 발표했다. 월간 상승률은 1.0%로 4월의 0.3%를 크게 웃돌았다.
모닝컨설트의 존 리어 수석 경제분석가는 “5월 물가 상승률 데이터에 실망하지 않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4월 감소세였던 휘발유의 지수상승률이 5월 한 달 동안 4.1% 급등하는 등 에너지 부문 상승률이 3.9%에 달한 까닭이다. 식품 물가지수는 한 달 새 1.2% 상승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는 월간으로 0.6% 상승해 전달과 오름폭이 같았으며 연간 6.0% 올랐다. 근원 인플레는 3월에 6.5%로 최대치에 달했다. 근원에서 제외된 에너지 물가는 연간 34.6% 뛰었으며 식품도 11.1%가 올랐다.
미국은 2020년 3분기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잦아지면서 경제가 재가동되었으나 2021년 3월만 해도 이 CPI 연간상승률, 인플레가 2.6%에 그쳤다. 그러나 최저금리가 이어지고 조 바이든 정부가 1조9000억 달러(2300조원)의 코로나 지원금을 풀면서 수요가 급등하고 공급망 차질이 빚어져 인플레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 달 뒤 4월에 4.2%, 5월에 5.0% 선을 넘었으며 10월에 6.2%에 닿았다.
12월에 7.0% 선을 넘은 뒤 올 3월에 8.5%까지 치솟은 것이다. 미 연준은 3월 초 4년 만에 0%~0.25%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이어 5월 초 2000년 이후 처음으로 0.5%p 인상을 단행해 0.75%~1.0%로 올려놨다. 6월15일과 7월에 연달아 0.5%p 이상의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8개월 만의 인플레 감소세가 이어지기를 기대했던 바이든 정부는 다시 증가세로 돈 지표에 곤혹스럽게 됐다.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 무렵 인플레가 잘해야 6%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을 수 있다는 희망을 꺾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5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르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며 “경제에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있다는 사실은 연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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