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국제유가가 여전히 120달러 선 내외를 보이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OPEC+(오펙 플러스)의 증산 소식에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인데, 러시아 원유 기피 심리 등이 겹쳐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선물가격은 10일 오후 기준 배럴 당 121달러 내외 가격에 거래됐다. 영국 브렌트유 8월 선물가격은 배럴 당 12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사상 최고치는 2008년에 기록한 150달러다.
최근 이같은 유가 상승의 원인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뒤섞여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0% 이상 급등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와 관련, 앞서 EU는 연말까지 해상을 통한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원유의 약 3분의2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는 6월 정례회의에서 7~8월 산유랑을 일 당 64.8만 배럴 수준으로 기존 증산량 대비 50%늘리는 데 합의했다. 오펙플러스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미국의 추가 증산 압박에 응하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이런 증산 조치는 국제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펙플러스 회원국들이 기존에도 할당된 증산량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공급 증가분이 크지 않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중국 봉쇄 조치 완화, 미국의 계절적 수요 상승 등이 겹쳐 국제유가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휘발유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 원유에 대한 기피 심리, 오펙플러스의 제한된 증산, 석유 재고 부족과 (미국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이라는 환경은 고유가 국면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7~9월 사이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7~8월 여름에는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이전 예상인 125달러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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