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전명산 프로토콘 리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이 처음 태동한 이후 13년간 무수한 사건들이 있었다.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 이더리움의 DAO 해킹 사건, 비트코인 하드포크 사건, 플래시론 공격을 비롯한 여러가지 디파이 해킹 사건, 웜홀과 로닌 브릿지 해킹 사건 등등.
그 중에서도 테라 사태는 가장 큰 규모의 사건이다. 사고 직전 기준 테라 시총이 약 37조 원(300억 달러), UST의 시총이 약 23조 원(190억 달러)이니까 대략 우르과이나 세르비아(2020년 GDP 기준 약 530억 달러) 정도의 경제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그 여진은 디파이 청산으로 인한 이더리움의 하락, 이로 인해 셀시우스 같은 또 다른 디파이 서비스들의 하락 및 연쇄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건 발생 한달이 넘은 지금도 테라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사실 그 영향은 메인넷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미치고 있다.
동종 업계, 특히 메인넷이라는 동일 산업군에서 메인넷 비즈니스를 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테라 사태를 공개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다소 주저되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한번은 정리해야될 사안이고, 테라 사태에서 필자가 주되게 보고 있는 지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드물기에 필자의 의견을 남기는 것도 작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테라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그리고 그 가치가 어떻게 100 달러에서 0으로 수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권대표 개인의 개성도, 사태에 기름을 부었던 테라팀의 대응 방법 등도 다루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 부분은 많이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글은 오로지 테라 사태로부터 블록체인 생태계가 배워야할 요소들은 어떤 것인가 하는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
#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지속 가능한가?
첫번째, 테라 사태가 제기한 명시적인 문제 중 하나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가 보기에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알고리즘으로 대응 가능한 범위 이내에서 변동할 때에나 작동 가능한 모델이다. 그러나 시장은 알고리즘을 따르지 않는다.
암호화폐 산업의 과격한 변동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5월 11일부터 23일까지 약 2주도 안되는 시간 사이에 비트코인은 약 $56,704에서 $34,770로 약 39% 하락했고, 같은 기간 이더리움을 약 50%, BNB 코인은 62%가 하락했다.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6월 13일 시점, 비트코인은 약 24시간 사이에 약 20% 하락했다. 암호화폐 산업에서 이 정도의 변동성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과격한 변동성을 알고리즘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게다가 시장은 구조상의 헛점, 기술적 헛점을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공격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 세력, 공매도 세력, 시세 조작 세력이 항시 대기중이다.
특히 테라 사태 때는 테라 생태계의 주축인 비트코인, 루나, UST 3개 코인이 거의 동시에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그 당시 테라 재단이 비축한 약 35억 달러(약 4조50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혹시나 이러한 급격한 변동에 안전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 가능성마저 말살시켜 버렸다. 비트코인, 루나, UST 3개 코인이 거의 동시에 폭락한 것이 의도적인 공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수의 고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위기 대응 액션을 취하면서 자발적인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이 ‘죽음의 나선’(Death Spiral)을 그린 것인지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그것이 무엇에 의한 것이든 이러한 현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격한 변동성의 영향으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시점은 언젠가는 반드시 도래하고 만다.
그 흔들림이 임계점을 넘으면 죽음의 나선에 진입하고, 그것으로 끝이다. 지금껏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알고리즘 코인들은 아직 타겟이 될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 사용가치를 확보해야
두번째, 테라팀은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사용가치(Utility)를 확보하려는 노력보다는 ‘금융’ 로직에 압도적으로 의존하도록 만들었고 2022년에 들어와서부터는 더욱 더 금융 수단으로의 활용성을 가속화시키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사실 스테이블 코인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일반적인 암호화폐들의 변동성이 지극히 높아서 현실적인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즉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국경을 넘나드는 경제적 교류 장에서 일정량의 가치를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거의 변동 없이 주고받기 위해 등장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USDC와 USDT는 특히 다량의 비트코인 등을 구매할 때 거래수단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끼리 거래를 할 때 주요한 거래수단으로 아주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웬만한 거래소들은 USDC나 USDT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암호화폐를 살 수 있는 마켓을 열어 두었다.
즉 UST가 아닌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은 산업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수단 즉 Utility의 성격을 확보하고 있었다. 물론 USDC나 USDT가 담보 및 대출 등 금융 수단의 일부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프로젝트 리더들이 추구하는 주된 사용처는 아니었다.
그런데 테라팀은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을 구축하고, UST가 담보대출의 기축통화로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즉 UST를 담보로 맡기고 다시 UST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테라팀은 UST 그 자체의 Utility적 가치를 확장하는 것보다는 테라 생태계의 금융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일종의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앵커프로토콜의 이자 19.5%는 앵커 프로토콜에 더 많은 UST를 유치하려는 전략이었고, 앵커 참여자들 스스로 더 많은 UST를 발행하도록 만들려는 전략이었고, 더 많은 UST가 발행되도록 해 UST의 마켓캡(시가 총액)을 최단기간 내에 끌어올리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불행히도 이 전략은 시장에 먹혀들었고, 거대 기관부터 개인들까지 이 금융 게임에 뛰어들면서 UST가 순식간에 스테이블 코인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사태 발생 직전 앵커 프로토콜에는 UST 총량의 70%가 예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폭탄
세번째, 테라팀은 스스로 테라 생태계 내부에 대형 폭탄들을 설치해 놓았다. 바로 이 앵커 프로토콜이 테라팀 자체가 설치해 놓은 금융폭탄 중 하나로, 루나가 0으로 수렴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했다.
사실 19.5% 이자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비판은 애초부터 있었다. 비관론자들의 비판대로 연이율 19.5%는 사실상 불가능한 약속이었고, 이자 지급을 위한 준비금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되는 자금이 많아질수록 이자 준비금은 더 빨리 소진되었다.
테라팀은 부족한 이자 준비금을 만들기 위해 2022년 2월,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약 6천억 규모($450M)을 이자 준비금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게다가 UST를 담보로 넣고 UST를 빌린 사람들은 이를 또 다시 담보로 넣어 또 다시 UST를 빌리는 행위를 반복했다. 100UST를 넣으면 60UST를 빌릴 수 있었고, 이를 다시 담보로 넣으면 36UST를 추가로 빌릴 수 있었다. 이렇게 담보 넣고 대출받는 과정을 세번만 반복해도 이미 원금을 초과하는 대출이 가능해진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비슷한 구조가 완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앵커 프로토콜의 구조는 비트코인의 급격한 하락 등 시장이 요동치는 경우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었다.
앵커 프로토콜과 함께 테라의 양대 비즈니스 축이라 할 수 있는 미러 프로토콜(Mirror Protocol)은 그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언제든 증권법으로 조사를 받거나 법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미국의 SEC는 2021년 권도형 대표에게 미러 프로토콜 조사를 위해 출두를 요청한 적이 있고, 권도형 대표는 이를 ‘나는 미국인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무시한 전례가 있다. 이미 미러 프로토콜은 미국 금융 당국의 표적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것이 심각한 법적 제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미국 금융 당국의 실질적인 Action이 행해지는 경우, 리플의 사례처럼 테라 프로젝트 자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시가총액 50조의 테라는 이러한 잠재적인 폭탄 위에 지어진 성이기에, 테라에 들어온 자본들 중 눈치 빠른 이들은 조짐만 보이면 언제든 빠져나가겠다는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6월 12일 기준, 미국 법원은 SEC의 권도형 대표 소환이 합법임을 확인하는 두번째 판결을 내렸다.)
두번째와 세번째 문제를 종합해보면, 테라팀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거래수단으로써의 사용성(Utility)를 확장하면서 메인넷의 영향력을 키우기보다는 금융게임을 통해 경제 규모를 뻥튀기하는 전략에 ‘몰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22년 4월 9일 권도권 대표는 언론에 ‘UST 시총 5배 커지면 최대 스테이블 코인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 자체는 전혀 비난하거나 나쁜 전략이 아니다.
그러나 메인넷 활동의 상당 부분이 금융활동으로 치환되는 경우,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테라는 그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 메인넷으로서의 테라
지금까지의 평가가 메인넷 자체에 관한 분석이 아니라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평가한 것이라면, 이제는 ‘메인넷으로서의 테라’에 대해 평가를 하고자 한다. 세간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네번째 ‘메인넷의 중립성’과 다섯번째 ‘메인넷의 기술적 가치’에 관한 것이다.
네번째, ‘메인넷의 중립성’에 대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테라 메인넷에 올라탄 서비스들은 테라 메인넷의 경제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모두 피난민이 되고 말았다.
통상 메인넷이 기술 이슈로 멈추거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게 있어왔지만, 메인넷의 경제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메인넷의 작동까지 중단되는 사례는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다.
테라 메인넷이 붕괴된 근본적인 원인은 테라라는 ‘메인넷’이 응용서비스 중 하나인 스테이블 코인 UST와 분리 불가능하게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UST는 메인넷의 기축통화인 루나와 알고리즘으로 결합되어, 스테이블 코인에 문제가 생기면 루나와 더불어 메인넷 자체가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따라서 테라 메인넷에 올라탄 서비스들은 실상 루나 또는 UST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여러 메인넷 프로젝트들 중 테라와 같은 행보를 취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일 어플리케이션을 돌리기 위해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이런 경우 이것을 메인넷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 메인넷 본연의 서비스
메인넷은 타 프로젝트들에게 블록체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성격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인넷은 일종의 ‘서비스’이고, 다른 무엇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만약 이더리움 재단이 직접 NFT 사업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오픈씨나 라리블 같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확장시켜주는 서비스들이 설 입지가 있었을까?
만약 그렇게 했다면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 위에서 작동하는 수많은 dApp 서비스들과 경쟁하는 이해상충에 빠지게 된다.
물론 많은 메인넷 운영팀들은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자체 프로젝트를 하기도 한다. 특히 신생 메인넷의 경우 해당 메인넷을 사용하는 팀들을 확보하기 것조차 쉽지 않기에, 자신의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응용서비스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 경우 해당 응용 프로젝트들은 메인넷의 핵심 로직과는 분리되어 있고, 당연히 메인넷을 사용하는 여러 dApp 서비스들 중의 하나로 간주된다. 그래야 응용 서비스가 망해도 메인넷이 망하지 않는다. (덧붙여 메인넷과 응용서비스들은 거버넌스도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테라는 메인넷이라는 플랫폼 서비스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단일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블록체인망, 둘 중 하나를 골랐어야 했다. 이 문제는 새롭게 출범한 테라 2.0에서도 동일하게 남아 있다.
테라팀은 테라 2.0을 출범시키면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버리고 담보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프로젝트들이 테라 2.0 메인넷을 사용할 것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행여나 그 어떠한 이유로든 테라2.0의 스테이블 코인에 문제가 생긴다면, 테라 2.0을 메인넷으로 알고 올라탄 수많은 프로젝트들에 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 메인넷의 기술적 가치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메인넷의 기술적 가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인넷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것은 이 메인넷이 미래에도 기술적으로 의미 있게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가치, 메인넷 위에서 작동하는 어떤 비즈니스 모델들 즉 dApp 서비스들이 만들어내는 사용가치, 생태계의 규모가 만들어내는 금융 가치, 메인넷을 리드하는 팀에 대한 신뢰 또는 인지도가 만들어내는 신뢰가치 또는 해당 메인넷을 뒤에서 돈으로 밀어주는 금융 가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 기술가치는 메인넷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산업과 응용 서비스들을 가능케 하는 근간이 되는 기술이고, 따라서 메인넷 영역에서는 미래 블록체인 산업의 기술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최신 전산학과 암호학, 프로토콜 설계 능력과 구현 능력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 능력 등이 종합된 기술 혁신의 전쟁터다. 그래서 어떤 메인넷 기술이 실제로 문제 없이 작동하며, 여기에 비즈니스적 가치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시장에서 최소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가치를 인정받는다.
기술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미래의 어느 시점 해당 메인넷이 수백조에서 수천조 규모의 에코시스템을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테라팀이 자력으로 블록체인을 개발했고 그것으로 테라 블록체인을 가동했다면, 루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기술 가치는 인정 받았을 것이다.
테라 정도의 경제 규모를 실제로 작동시킨 원천기술이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테라 2.0은 최소한의 기술가치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었고, 시간을 두고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도 훨씬 높았을 것이다.
급격한 하락으로 메인넷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0에 수렴할 수는 있어도 그 이후에는 어느 정도 저점에서 바닥을 실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 테라는 원천기술이 없다
그런데 실상 테라는 코스모스 SDK로 만든 블록체인이다. 즉 자기만의 원천기술이 없다. 따라서 사용가치, 금융가치 그리고 신뢰가 무너질 경우 테라 메인넷의 가치는 0에 수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되돌아보건대, 아마도 루나팀은 금융 게임을 활용한 ‘대마불사’ 전략을 취했던 것 같다. 위험한 금융 게임이라는 주위의 경고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오기 전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더 거대한 경제를 만들어서 함부로 공격할 수도 없는 거대한 규모의 경제시스템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만약 테라가 진짜 훨씬 더 거대한 경제규모를 달성했다면, 그래서 테라의 영향력을 믿고 수많은 dApp 프로젝트들이 테라라는 플랫폼에 올라탔다면 과연 위기가 오지 않았을까?
다소 사후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반이 단단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2021년 5월의 폭락과 같은 시기, 2022년 6월의 폭락과 같은 시기에 추락하거나 파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2년 6월이 아니더라도, 그 시간은 언젠가는 온다.
크립토 산업은 그 수많은 사건사고와 거품과 폭락을 반복하는 와중에, 과격한 방식으로 기술적 지반이 허약하거나 합리적인 경제구조를 벗어나 있거나 사기성이 짙은 프로젝트들을 주기적으로 청산해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테라 2.0이 시장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다. 프로젝트 리더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잠적하거나 사라지지 않는 한, 프로젝트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테라 2.0이 테라 1.0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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