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고채 단순 매입 여부 촉각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또다시 연고가를 경신하며 장중 3.6%를 돌파했다. 미국의 급격한 물가 상승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4일 오전 10시 13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86%포인트 오른 3.669%를 기록중이다. 3년물 금리는 장중 최고 3.682%까지 올라갔다. 3.6%를 넘어선 것은 2012년 3월 27일(3.67%)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2011년 8월 4일(3.77%)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5년물은 전장대비 0.143%포인트 오른 3.795%를 기록중이다. 5년물 금리는 장중 3.822%까지 오르면서 2011년 8월 일(3.90%)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094%포인트 오른 3.738%를 기록중이다. 장중 3.760%까지 오르면서 고가 기준으로 2012년 5월 10일(3.79%) 이후 10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년물은 전 거래일과 같은 3.540%을 기록중이고, 30년물은 0.065%포인트 오른 3.448%를 기록중이다.
국채 3년 물 금리가 장중 3.6%를 돌파하는 등 3거래일 연속 연중 고가를 경신한 것은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물가지표 영향이다. 이로 인해 긴축 경계감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발표된 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8.6% 올랐다. 이는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8.3%)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가 옅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종전 40.3%에서 91.7%로 크게 높아졌다. 6, 7월 모두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은 76.5%를 기록했다.
긴축 공포가 커지면서 미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33% 상승한 3.375%를 기록했다. 2011년 4월 22일(3.394%)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7.94% 상승한 3.394%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14일(3.504%) 이후 14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2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을 웃도는 등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국채 금리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놨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단순 매입 등 한은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 놓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국채 시장에 대해 한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안정조치에 나섰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오후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16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FOMC 결과에 맞춰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즉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채시장에 대해서 한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바이백(조기상환) 규모(2조원)를 확대하고 대상종목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 번 달 발행 예정이었던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1조5000억원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쟁입찰에서는 이번 달 15일로 예정된 3년물 입찰 규모를 기존 1조2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줄인다. 또 20일 91일물 입찰 규모를 1조1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27일 91일물 입찰 규모를 9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각각 축소한다.
정례모집에서는 2년물 입찰 규모를 기존 1조 원에서 8000억 원으로, 1년물 입찰 규모를 기존 30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 추이에 따라 7월 통안증권 발행 규모도 조정할 계획”이라며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이번 조치가 채권시장 투자심리 제고와 금리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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