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이언트스텝 단행…외신들 “침체 불가피”
웰스파고 등 내년 경제 침체 예상 목소리 확산
채무불이행 급증 가능성도…”단기간에는 아냐”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나 외신들은 결국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성명을 내고 FOMC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 5월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물가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데 따른 조치다. 파월 의장은 7월에도 추가로 비슷한 규모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으로) 우리는 지금 경기 침체를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에 대해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FOMC 후 내년 중반부터 침체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세라 하우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연착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케리 크레이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2023년 경기 침체를 둘러싼 위험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적인 파장도 예상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특히 금리 인상 사이클에 의해 촉발될 경우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키고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주요 도구 중 하나로, 기업과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것을 더 비싸게 만든다. CNN은 “사업을 확장하려는 사업주 또는 집을 사려는 경우, 가까운 시일 내 대출받으려는 어떤 경우에도 금리 인상은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리 상승은 소비 지출을 억제해 과열된 경제를 식히고 상품과 서비스 수요 감소로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일부 기업들은 경제가 지나치게 냉각돼 새로운 경기 침체와 정리해고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준도 실업률 증가 등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 없이는 우리가 원하는 노동 시장을 가질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직은 경제가 강세를 보이지만 이미 연준의 조치가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해 주택 시장을 냉각시키고 있고, 소비재 수요가 둔화될 조짐을 보인다. 고용 증가도 여전히 강세긴 하지만 둔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결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준의 조치에 대해 WSJ는 “기업 채무불이행과 파산을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유지시킨 제로금리의 빠른 종식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도이체방크AG도 “2023년에 해결해야 할 주기적인 미국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며 지난 20년 동안 채무불이행을 억제했던 추세가 역전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WSJ는 수년간 제로 금리 환경이 대출자들의 숨통을 틔워줬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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