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근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98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또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3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3.6원) 보다 3.7원 상승한 1297.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일 기록한 연중 고가(1292.4원)를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는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1293.6원)보다 2.1원 내린 1291.5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한 때 1297.9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295.3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장 초반에는 미 중앙은행의 긴축이 선반영 됐다는 평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움직임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달러인덱스가 다시 상승 전환하고 국내 증시 낙폭도 확대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
전날 하락 마감했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미 현지시간으로 22일 오전 12시 24분 현재 전날보다 0.16% 상승한 104.60에 거래중이다.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42% 상승한 6.715위안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이다.
뉴욕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던 국내증시도 4%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4% 내린 2342.81에 마감해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03% 하락한 746.96에 마감해 지난 20일 이후 이틀만에 다시 연중 최저점에서 장을 마쳤다.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208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96억원 순매도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미 중앙은행 긴축 우려 선반영 진단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1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45%, 2.51% 급등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오후 들어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중국을 비롯한 홍콩, 대만, 우리나라 등의 주가가 하락 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섰다”며 “중국과 미국 경기 침체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화 약세 심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등에 오늘 코스피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300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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