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연고점을 경신하더니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9분 현재 전 거래일(1297.3원) 보다 3.0원 오른 1300.3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부터 전날 기록한 연고점(1297.9원)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한 후 장중 1300.4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간 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04원까지 오르는 등 먼저 1300원을 넘어섰다.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다. 2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22% 하락한 103.980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볼 때까지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인플레 압력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안했다. 그는 또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이 상당히 더 어려워졌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미 연준은 지난 14~15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다음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12포인트(0.15%) 내린 3만483.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포인트(0.13%) 하락한 3759.8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6.22포인트(0.15%) 떨어진 1만1053.08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91% 하락한 3.15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46% 급락한 3.051%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촉발한 위험자산 포지션정리, 역송금 수요 유입에 1300원을 넘어섰다”며 “파월 연준 의장이 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밤사이 채권과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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