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올초 3000조원 가까이 향해가던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이 4개월여 만에 반 이상 사라지며 혹독한 한파가 찾아왔지만, 일부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급격한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며 코인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코인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2월3일 2조2735억달러(약 2953조원)로 최고치를 찍고 60% 하락해 9000억달러 수준을 맴돌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두 코인의 최근 한 달새 하락폭만 해도 30%가 넘어간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가총액은 각각 약 4022억달러(약 522조원), 약 1387억달러(약 181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비트코인은 27%, 이더리움은 무려 42%씩 급감한 것이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에도 이더리움 2.0 전환 기대감으로 비교적 가격 방어에 성공했었지만, 최근에 유난히 골이 깊은 모습이다.
근래 이더리움의 급격한 하락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에서 시작된 ‘코인런’ 사태에서 비롯됐다. 코인 시장의 은행 역할을 하는 디파이 업체인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인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지난 13일 인출을 전면 중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셀시우스에 이어 바벨 파이낸스도 인출을 제한하고 있다.
코인계에서 비트코인이 금처럼 가치를 저장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더리움은 플랫폼 코인으로 불리며 다양한 디앱으로 생태계를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많은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체 가상화폐)이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으로 만들어진 데에도 이더리움의 확장성이 한몫했다.
셀시우스 사태로 셀시우스(CEL) 토큰은 지난 13일 0.1711달러까지 하락한 뒤 지난 21일에는 1.537달까지 올라 일주일 동안 가격이 800%를 널뛰었다. 셀시우스 코인의 폭등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셀시우스 숏스퀴즈’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셀시우스 숏스퀴즈는 ‘플랜C’란 별명으로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가상화폐 개인 애널리스트가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제3자에게 공격받았다는 걸 증명하는 사람에게 2000만달러의 돈을 주겠다”고 발표한 뒤 일어났다.
이에 대해 코인텔레그래프US는 “셀시우스 네트워크는 지난해 200억달러 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해 왔으나 지금은 부실 위험이 있다”며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의 부실 위험은 셀시우스 토큰 가격을 70% 하락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체 코인 시총 기준 18위인 폴리곤(MATIC) 역시 일주일 동안 50%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래(코인 큰손 투자자)들이 폴리곤을 대량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코인 업계 관계자는 “고래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폴리곤의 반등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래 구매가 반드시 강세 신호로 풀이되지 않는다”며 “급격한 상승은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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