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지난달 테라-루나 사태로 거래소간 공통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주요 거래소들이 공통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은 물론 가상자산의 상장부터 상장 폐지까지 공통된 기준 마련할 것임을 발표했지만, 이로 인해 기존 코인들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원화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국내 5대 거래소는 지난 22일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DAXA)를 출범하고 이번 주 킥오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DAXA는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지원(상장)부터 유통(거래)과 거래종료(폐지) 전 단계에 걸쳐 강화된 규율 방안을 마련해 공통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의 기술적 효율성을 각자 기준으로 평가했지만, 5개 거래소들은 신규 코인 상장 시 거래소가 고려할 최소한의 공통 평가항목과 이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아직 업무협약과 관련한 자세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최소한의 기준으로 상장과 상장폐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5개의 거래소가 다른 기준으로 가상자산을 상장하고 거래 지원 종료를 해왔던 만큼, 상장과 상장폐지에 대한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이라며 “상장과 상폐에 대한 공통 가이드라인은 최소한으로 마련해 거래소 간 충돌이 없게 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 측에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이야기했지만, 일각에서는 특별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일어난 ‘코인 대청소’의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만 해도 수백개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흔히 ‘잡코인’이라 불리는 알트코인들은 대부분 퇴출당했지만, 여전히 수백여개의 코인들이 거래되고 있다. 코인 거래소는 주식시장처럼 중앙 관리 기구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닌 민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거래소별 상장 기준과 상장폐지 기준이 각자 다른 이유에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초 각 거래소에서 거래지원 중인 코인 수는 원화마켓과 BTC마켓을 합해 업비트 177개, 빗썸 214개, 코인원 201개, 코빗 110개이다. 5개 거래소가 최소한의 기준으로 공동 가이드라인을 세운다고 해도 현재 상장된 가상자산이 이를 모두 충족시키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코인들의 걸러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금법 때만큼 많은 수의 코인이 상폐에 놓이진 않더라도 소수 코인은 거래소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특히, 거래량이 적고 프로젝트 전망과 개발자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가상자산의 입지가 가장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공동협의체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협의체는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최소한의 공통된 기준을 바탕으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혼란 방지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오는 9월 내로 동일한 위기대응 계획 적용 및 거래지원 종료 공통 기준 마련하고, 10월에는 가상자산 상장과 관련해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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