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X2E 모두 “폰지 사기” 주장
#블록체인만 띄운다…암호화폐는 ‘나쁜 것’ vs 블록체인은 ‘유용하고 가치 있어’
[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암호화폐가 약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경제일보’가 이 달에만 벌써 여러 건의 암호화폐 비판 기사를 게재하더니 지난 25일에는 역시 관영매체인 인민일보 온라인판이 “암호화폐는 ‘오래된 사기, 새로운 형태의 폰지 사기극’, ‘X2E는 ‘황제의 새 옷'”이라고 조롱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 매체는 ‘투자자들이 이성을 상실했다’, ‘루나(LUNA)의 배후에 코인 사기 위험이 있었다’는 등 부정적인 단어로 기사를 채웠다.
# 중국매체들, 거친 단어로 암호화폐 강력 비판
암호화폐에 대해 늘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중국이 암호화폐를 비판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최근 시장이 붕괴되자 관영매체들이 이때다 싶어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최근 분위기를 반영해 암호화폐를 더욱 옥죄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블록템포는 분석했다.
최근 중국 경제일보는 “비트코인이 ‘제로(0)’가 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의 규제가 암호화폐의 거품을 막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며 미국 규제 당국의 무능함을 조롱했다.
인민일보는 25일 “가상화폐는 결국 일장춘몽, 폰지 사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이 사기극을 이어가기 위해 암호화폐 업계는 거기에 각양각색의 겉옷을 입힐 방법을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밌는 것은, 미국을 극도로 싫어하는 중국이지만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인용한 인물들이 모두 미국의 거물들이었다는 점이다. 기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말한 “비트코인은 어떠한 가치도 생산하지 못한다”라든가, 워런 버핏이 말한 “비트코인은 쥐약”이라는 문장도 인용됐다.
# 중국 매체 “암호화폐는 새로운 병에 옮겨 닮은 ‘폰지 사기’일 뿐”
해당 매체들은 ‘폰지 사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꽤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중요한 것은 암호화폐와 ‘자산형’, ‘유동성’라는 말이 ‘무가치’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에 도지코인(Dogecoin) 가격이 급등락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빌 게이츠가 언급한 ‘더 큰 바보 이론’도 들먹였다.
가상화폐 등장 초기에는 수 많은 ICO가 사기를 쳤고, ICO 열기가 식자 ‘에어 드롭’이라는 개념의 또 다른 사기가 진행됐다는 것. 그러면서 매체는 이들의 노림수 뒤에는 ‘더 큰 바보 이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 ‘바보’가 ‘더 큰 바보’가 나타나서 자산을 구매할 것이라고 믿는 현상이다.
# “X2E는 ‘황제의 새 옷'”
중국 매체는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X2E’도 저격했다. X2E는 P2E(Play to Earn), M2E(Move to Earn)처럼 게임이나 특정 활동을 하면서 토큰을 보상 받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매체는 “총명한 암호화폐 설계자들이 가상화폐의 폰지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세트를 추가했는데 그것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X2E’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일보는 X2E가 “극히 취약한 균형 위에 설계되었다”고 지적한다. “일단 악의적인 공매도가 일어나고 이를 사줄 사람이 없거나 프로젝트가 자금 사정이 안 좋거나, 규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경우 모든 변수가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겉보기에는 정교한 순환 주기로 설계된 것 같아도 한순간 붕괴되면 모든 가치가 0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마르크스까지 들먹이면서 “X2E 프로젝트 설계자들이 기본적인 인간성을 상실했다”고까지 비판했다.
마르크스는 “이윤이 100%라면 자본가는 위험을 감수할 것이고, 이윤이 200%라면 자본가는 법을 어길 것이며, 이윤이 300%라면 자본가는 세상의 모든 것을 짓밟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폰지 사기를 계획한 자들이 무고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거대 이익을 챙기기 위해 인간성을 벗어난 계획을 꾸몄다는 논리에 마르크스의 말을 끌어다 쓴 것이다.
해당 기사는 “암호화폐가 대중을 강탈하기 위해 낫을 휘두를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고, 심지어 “암호화폐는 철두철미한 사기이자 100% 위험한 투기물이며 내재된 위험은 의심할 여지 없이 거대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일보는 지난 13일자 2면에 M2E 서비스의 대표 주자 스테픈(STEPN)을 비판하는 “가상 운동화 사기는 다단계”라는 기사도 게재한 바 있다.
# 블록체인은 감싸는 중국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위험성과 무가치함을 강조하면서도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그 유용성과 가치를 인정하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런 기조를 반영하듯 경제일보는 기사 말미에 “암호화폐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원래 가지고 있는 엄청난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데이터 구조, 추적 가능성, 권한 및 검증에 대한 합의를 달성하고 분산되고 개방되고 투명한 정보 시스템을 형성하는 반면,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단순 응용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해당 기사를 실제 작성한 필자인 단즈광은 중국 국가정보센터 정보화 및 산업발전부 주임이고 또 다른 필자인 허이판은 중국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 발전연맹 소속이다.
두 사람은 각각 BSN의 회장과 상무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가상화폐를 공격하는 한편, ‘중국적 특색’의 블록체인 밑그림을 그리려는 BSN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