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경제지표 둔화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재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룻 새 15원 넘게 뛰어 오르면서 1300원 목전까지 치솟았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3.4원)보다 15.6원 오른 1299.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0원 오른 1292.4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부터 단숨에 1290원대로 올라서더니 장중 1299.60원까지 치솟으며 1300원 재돌파를 시도했다. 지난 27일 1286.5원으로 1290원대 아래로 내려간 후 3거래 일 만이다.
달러화는 소폭 상승했다. 28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51% 오른 104.4700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이 큰 폭 오른 것은 미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 낙폭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다. 코스피는 1.82%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2000억원 대 순매도 했다.
투자자들은 간 밤 발표된 미 경제 지표와 경기침체를 둘러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 발언 등에 주목했다.
미 컨퍼런스보드 6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8.7을 기록해 전월(103.2)은 물론 시장 기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또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이 6월 8%를 기록해 198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예상치(2)를 크게 하회한 -19를 보이며 시장 내 경기 침체 우려가 가중됐다.
이러한 지표는 중앙은행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올해 성장이 둔화하겠지만, 이는 경기 침체가 아니라며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0%포인트나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논의되고,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3%~3.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금리가 추가로 1.5%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30일(현지시간) 발표될 미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인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원유공급 우려 지속 등에 상승해 2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가격이 2% 오른 배럴당 111.76 달러,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2.51% 오른117.98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경제 지표 부진 속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큰 폭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91.27포인트(-1.56%) 하락한 3만946.9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8.56포인트(2.01%) 낮은 3821.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3.01포인트(2.98%) 떨어진 1만1181.54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3.17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1%포인트 오른 3.129%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경제지표 둔화에 위험회피 심리 가중,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큰 폭 올랐다”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보였던 경기 자신감 기반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위험선호 심리 랠리는 콘퍼런스보드(CB)의 소비자신뢰지수 경제지표 결과 확인 이후 급격히 냉각하는 등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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