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지난달 코인시장 전체를 침체로 빠뜨린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이더리움 가격을 끌어내린 디파이 업체들의 부실 경영이 계속해서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현재 시세보다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라-루나’ 사태 루나2.0으로 현재 진행형
30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가 지난달 새로 발행한 루나2.0 코인은 2달러 중후반대에서 거래되며 최고가(19.54달러) 대비 80% 넘게 하락했다.
루나2.0은 지난달 28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 재건을 위해 테라2.0 블록체인 출시와 함께 발행한 가상화폐다. 루나2.0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19달러대에서 1달러 후반대까지 내려갔다.
권 대표가 테라-루나 사태 이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첫 공식 언론 인터뷰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고의적으로 사기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테라의 회복력과 제안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관련 산업도 악영향…”비트코인, 1만달러 아래로 갈 수도”
현물시장의 하락으로 인해 관련 산업들의 타격도 큰 상황이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아케인리서치는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기 가격이 절벽에서 떨어졌다”며 “(채굴 기계의 가격이)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국 현금흐름 감소에 직면한 채굴기업들이 주문을 덤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 시장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비트코인 거래량도 전날 기준 최근 9일간 59%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전고점과 비교 시에는 70% 넘게 시세가 내렸다. 일각에서는 과거 약세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현재 시세 대비 50%가량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약세장이 지속됐던 지난 2013년과 2017년의 사이 시장 사이클을 살펴보면 2013년 비트코인의 하락 조정 폭은 85%로 407일에 걸쳐 이뤄졌다. 2017년 최대 하락 폭은 84%였으며 조정은 364일에 동안 진행됐다.
아케인리서치의 최신 보고서는 최근 코인 시장의 하락은 229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최대 73%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지난 약세장의 흐름을 따른다면 올해 4분기 말쯤 최저가인 1만35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산 코앞인 셀시우스, 고이자 이용한 개미몰이 지속
아울러 이달 코인런 사태를 부추긴 디파이 플랫폼 셀시우스 네트워크 역시 파산 준비에 돌입하면서, 디파이 연쇄 파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파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셀시우스가 예치서비스 홍보를 이어가며 신규 고객 유치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이달 중순 고객들의 인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던 셀시우스가 전면 인출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셀시우스를 시작으로 바벨파이낸스, 핀블록스 등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들의 인출 서비스가 중단 또는 제한되면서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디파이 서비스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 셀시우스 사태 이후 이더리움의 하락세는 더욱 거세졌다.
가상자산 투자 플랫폼 뱅크투더퓨처 최고경영자(CEO)인 사이먼 딕슨은 3967달러(약 512만원) 가량의 주간 이자수익이 입금된 자신의 셀시우스 계정화면을 트위터에 올리며 “셀시우스가 인출은 중단했지만 여전히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이 상황이 자연스러운 건지 의문”이라고 게재했다. 이 밖에도 셀시우스 공식 사이트에 여전히 연이율 최대 18.64%의 예치 서비스 안내 페이지가 그대로 게재돼 있는 상태다.
◆FTX 뱅크먼프리드 “파산 위기 거래소 있다”…연쇄 파산 우려
셀시우스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셀시우스는 글로벌 경영컨설팅기업 알바레즈앤마살의 구조조정 컨설턴트를 다수 영입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에이킨 검프 스트아우스 호이어앤펠드 소속의 구조조정 변호사를 고용해 재정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시우스 파산 위기를 맞자 경영진이 도주를 시도하다 실패한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마이크 알프레드 브라이트스쿱 앤 디지털에셋데이터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셀시우스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마신스키가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해외 도주를 시도했다가 제지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셀시우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디파이 플랫폼 외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의 부실 위험도 지적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전날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파산 위기 거래소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순 없지만 대차대조표에 상당한 구멍이 뚫린 거래소가 있다. 해당 거래소는 규제 문제는 물론, 회생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 가격 상승에 도취된 거래소가 고객 유치를 위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왔으며 이에 따른 실패가 계속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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