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블록체인 포렌식 업체 난센(Nansen)은 29일(현지시간) 온체인 테이터를 이용해 UST와 루나(LUNA)가 패깅이 깨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주요 상황별로 stETH의 디패깅 문제를 상세히 조사해 발표했다. 다음은 요점 정리 내용.
# 테라 붕괴
최근 stETH ‘디패깅’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이 문제의 출발점은 지난달 촉발된 테라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UST의 붕괴에서 비롯됐다.
커브(Curve)상에 있는 stETH의 주요 유동성 풀을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처음 비교적 큰 규모의 유동성 하락이 발생했고, 유동성 풀 가운데 stETH와 ETH 보유량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했음이 확인된다.
테라(Terra)의 가장 큰 프로토콜인 앵커(Anchor)는 stETH의 대량 집합소였는데, 테라가 붕괴되자 대다수가 5월 7일부터 16일 사이 메인넷으로 돌아갔다.
5월 8일 단일 엔티티가 74,700 stETH를 테라에서 크로스 체인 브릿지를 통해 메인넷으로 돌려 보냈다. UST 디패킹을 막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이후에 이뤄진 크로스 체인 활동들도 테라 붕괴와 stETH가 갇혀 버리는 경우를 우려했거나, 체인의 안전성 약화로 유동성이 고갈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수 있다.
# stETH에 대한 매도 압력
그러나 이로 인해 stETH에 대한 매도 압력이 높아졌고, 오히려 stETH/ETH 커브(Curve) 풀의 많은 LP가 유동성을 철회하도록 유도했을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규모는 3AC(쓰리 애로우 캐피털)과 셀시우스인데 이들은 지난 5월 12일, 총 7억 8천만 달러 상당의 유동성을 인출했다.
(주목할 것은 많은 유동성이 stETH 형태로 풀에서 대량 인출되었지만 3AC나 셀시우스 모두 이 기간 동안 stETH의 대량 매도자가 아니었고 대부분의 stETH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자 에이브(Aave)상에 (과도하게) 레버리지된 stETH/ETH 포지션을 가진 일부 다른 고래들이 포지션을 청산하려 했다. 이러한 포지션은 1:1의 stETH:ETH 가격 비율에 의존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stETH에 대한 매도 압력을 키웠다. 현재까지도 주요 stETH 커브(Curve) 풀은 회복되지 않았고 상당히 낮은 유동성과 심각한 ETH/stETH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커브 풀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것은 투자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셀시우스와 3AC 같은 빅 플레이어가 시장 붕괴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이 사실이 stETH/ETH 가격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
# 3AC, 테라 붕괴 ‘전염’의 희생자
셀시우스는 유동성을 유지함으로써 고객들의 상환 요구에 잘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셀시우스는 기타 유동 자산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채무 상환을 통해 레버리지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
출금 중단은 뱅크런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셀시우스에게 시간을 벌어줌으로써 투자 위험을 재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다.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3AC가 지난 6월 9일과 11일 사이 stETH와 ETH 가격 간의 상당한 괴리를 스스로 조장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3AC가 테라 붕괴로 인한 ‘전염’의 희생자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연일 제기되고 있는 3AC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나 무능한 경영 방식, 테라 붕괴 와중에 자신들만 살겠다고 투자자의 유동성을 이용한 부분 등은 별개로 판단해 볼 문제지만 난센은 온체인 분석에 기반해 리포트를 작성했기에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3AC의 건전한 위험 관리 부족과 과도한 레버리지는 stETH의 디패킹 촉발로 터진 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3AC는 6월 13일과 14일이 되어서야 ETH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stETH 포지션을 풀기 시작했으며, 이는 위험과 손실을 줄여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