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각종 금융범죄 검사 강화
작업대출 보험사기 주가조작 겨냥
검찰 합수단에도 참여해 수사 공조
‘범죄 수사가 금감원 역할인가’…일부 지적도
[서울=뉴시스] 최홍 류병화 기자 = 금융감독원이 각종 금융범죄에 대한 검사·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작업대출·보험사기 등 민생에 밀접하게 연결된 금융사기부터 무차입 공매도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공정거래까지, 정부의 ‘경제사범 뿌리뽑기’에 대한 후방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7일 취임한 이후 전 업권별 금융·증권범죄 ‘척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먼저 은행·보험 관련 금융사기 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저축은행에서 각종 서류를 위·변조해 사업자주택담보대출을 한 ‘작업대출’ 일당을 적발했다. 이틀 뒤에는 삼성생명·교보생명·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수십명에 대해 ‘등록취소’ ‘업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은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증권사·운용사 CEO들을 만나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하고 점검·조사를 강화하는 등 신속하고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에서 전달되는 미제 수준으로 계속 처리했던 건들에 대해 적정 처리를 담보하되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에는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들어온 ‘이상 공매도’ 매매를 조사·종결하는 기존의 ‘선입선출’ 방식에서 벗어나 중요성을 기준으로 사건을 선별해 인력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검찰과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부활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참여해 가상자산 ‘루나 폭락 사태’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합수단은 약 30만명에 달하는 피해를 낳은 루나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출국금지하고 관련 증거를 압수수색하며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루나 폭락 사태는 시가총액 50조원이 넘어섰던 테라폼랩스 코인의 폭락 사건을 말한다.
또 금감원은 이달 중 설치되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에도 참여해 수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피해자의 피해금 환급을 지원하고, 계좌추적을 통한 범죄집단의 자금흐름 파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이러한 감독 기조는 경제사범과 부정부패를 겨냥하는 정부의 국정기조와 무관치 않다. 이미 정부는 검찰을 중심으로 경제사범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실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신규 대검검사급 검사 임용장 전수식에 참석해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울리는 경제범죄, 민생범죄 등을 엄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금융범죄 수사 지원이 금감원 역할의 전부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범죄 수사 지원과 불공정거래 조사는 금감원 역할 중 극히 일부”라며 “금융사 개별 또는 시스템 리스크를 막는 것도 중요한데, 정부가 상대적으로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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