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지난 6월 30일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에 대한 표준을 정하는 기관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는 암호화폐 자산 가이드라인 적용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FATF가 2019년 VASP(암호화 자산 및 암호화 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가이드)를 처음 발표한 지 3년만에 나온 것이다.
FATF 보고서는 암호화폐 자산 비즈니스와 금융 기관의 규제 담당 부서가 반드시 읽어야 할 문서지만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알고 있으면 좋을 내용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과 규제 기관이 직면한 규제 문제에 대한 FATF의 공식 견해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보고서를 통해 규제 담당 부서는 향후 몇 개월 이내에 암호화폐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규 규제 과제에도 대비할 수 있다. FATF가 올 하반기 주목하고 있는 규제 초점이 담긴 이 보고서는 엘립틱(Elliptic)이 작성했다. 아래는 주요 내용.
# 디파이(DeFi) : 크로스체인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FATF가 보고서에서 강조한 주요 문제는 탈중앙화 금융(DeFi)의 성장이다. 2021년 10월 발표된 ‘업데이트된 가이드’에서 FATF는 각국에 탈중앙화 거래소(DEX) 등 디파이(DeFi) 서비스를 통제할 수 있는 자에 대해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 의무를 요구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FATF가 우선 순위로 책정한 것으로, 부분적으로는 디파이(DeFi) 관련 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FATF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가이드를 발표한 이후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디파이 산업이 이미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FATF는 디파이(DeFi) 산업의 급속 성장과 진화가 위험을 더욱 가속화하고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도 설명하고 있다.
FATF의 첫 번째 우려는, 각국 정부에게 DeFi를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부분의 DeFi 프로토콜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규제 범위 밖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일부 국가 규제 기관이 불법적이거나 규제에 부합하지 않는 DeFi 프로토콜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규제 기관은 이에 대한 규제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는 범죄자들이 디파이(DeFi)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둔 것이기 때문에 FATF에서는 취약점으로 간주한다.
DeFi에 대한 FATF의 두 번째 우려는, DeFi 공간에서 점점 더 많은 혼합기를 사용해 자금 세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해커를 포함한 사이버 범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와 같은 불법 활동 은폐가 가능한 혼합기가 점차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
셋째, FATF는 DeFi 공간에서 크로스체인 활동과 관련된 위험 증가를 강조했다. FATF에 따르면 “DeFi 프로토콜은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홉 체인(hop-chaining)’ 수행에 사용”될 수 있다. 홉 체인은 범죄자가 법 집행 기관의 자금 추적이 어렵도록 서로 다른 암호화폐 자산 간에 자금을 교환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DeFi 생태계에서 이것은 사용자가 블록체인 간에 원활한 자금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크로스체인 브릿지는 ‘범죄자들의 생태계 시스템’에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랜섬웨어 공격자와 해커 등의 불법 행위자는 이런 서비스를 사용해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넘나들면서 돈을 세탁할 수 있다. 또한,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통해 전송되는 자금은 해커의 공격에도 취약하다. 2022년 상반기 동안 해커들은 여러 크로스체인 브리지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자산을 훔쳤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FATF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분명한 신호다. DeFi 혼합기나 크로스체인 브리지와 관련된 불법 활동이 2022년 하반기에 규제 기관이 더욱 주목할 영역이 될 거라는 점이다.
따라서 DeFi 분야에서 나날이 증가하는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VASP와 금융 기관은 블록체인 분석을 통해 DeFi 혼합기와 크로스체인 브리지와 관련된 위험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FATF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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