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환보유액 4382억8000만 달러
94억3000만 달러↓…13년6개월래 최대폭
외환당국, 환율 방어위해 달러 매도 나서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직접 달러화 매도에 나서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전달 수준인 9위에 랭크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 달러로 전월말(4477억1000만 달러)보다 94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미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 미 달러 환산액 감소,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로 달러를 매도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미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액 감소 폭이 커졌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파운드화 등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5.11로 전월(101.67)보다 3.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가 미 달러화 대비 3.1% 절하됐고, 파운드화와 호주달러화가 각각 4.2%, 4.4% 절하됐다. 엔화는 6.5% 절상됐다. 엔화는 자국통화표시법(엔/달러)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미 달러화 환율 상승이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6월 달러 강세폭이 상당히 커지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선 점, 외화 예수금이 감소로 금융기관이 한은에 맡겨 둔 돈도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952억7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62억3000만 달러 줄었다. 보유하던 미 국채를 매도해 달러 공급을 늘린 것이다. 유가증권 매도 등으로 예치금은 26억4000만 달러 줄어든 19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45억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5억1000만 달러 줄었다. IMF포지션은 6000만 달러 줄어든 44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올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6억 달러 감소한 4477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으로 전달과 같았다. 중국(81억 달러)과 일본(75억 달러), 스위스(93억 달러), 인도(65억 달러) 등 세계 10위권 국가 중 5곳의 외환 보유액이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와 러시아(-56억 달러), 홍콩(-7억 달러), 싱가포르(-199억 달러)는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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