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쓰리 애로우 캐피털(3AC)은 한때 자산 운용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었지만 지난 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3AC는 미국 파산법 15장(여러 국가가 관련된 파산 절차에 적용되는 법령)에 따라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3AC는 암호화폐 헤지펀드 중 무시할 수 없는 ‘톱 클래스’였지만 부실한 리스크 관리와 과도한 레버리지 등으로 인해 시장이 붕괴되자 순식간에 파산의 길로 들어섰다. 과거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졌던 영향력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3AC의 파산은 시장에 막대한 매도 압력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 암호화폐 회사의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3AC의 파산으로 영향을 받은 10대 암호화폐 기업을 블록템포가 보도한 내용을 정리했다.
1. 셀시우스
stETH의 최대 보유자 중 하나인 셀시우스는 리스크 통제 전략과 유동성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노출하면서 가장 먼저 stETH 디패깅의 충격을 받았다. stETH의 가치 하락과 플랫폼의 유동성 문제가 노출되자 뱅크런이 일어났고, stETH의 디패깅이 심화되면서 사용자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치자 결국 출금과 이체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현재까지도 셀시우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셀시우스는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2. 블록파이
암호화폐 자산 플랫폼 블록파이(BlockFi)는 쓰리 애로우 캐피털(Three Arrows Capital)의 청산에 참여한 기관 중 하나다. 3AC는 2020년부터 블록파이의 담보 자산을 통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파이가 3AC의 청산으로 얼마의 손실을 입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회사 CEO는 지난 2일 FTX US와 총 6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신용 공여와 인수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3. 보이저 디지털
캐나다 토론토에 상장된 암호화폐 브로커 보이저 디지털(Voyager Digital)은 지난 1일 사용자 거래, 입출금, 로열티 보상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보이저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법원이 명령한 청산 절차를 포함해 3AC로부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이저는 3AC에 15,250 BTC와 3억 5,000만 달러의 현금 대출을 해줬다. 당시 가치로 약 6억 7,5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얼마전 보이저는 알라메다 벤처스(Alameda Ventures. FTX 창립자 SBF가 설립한 회사)로부터 USDC 2억 달러와 비트코인 15,000개(약 3억 1,800만 달러)의 신용 한도를 확보했다. 그리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 법원에 결국 파산 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4. 제네시스 트레이딩
암호화폐 마켓 메이커이자 대출 기관인 제네시스 트레이딩(Genesis Trading)이 지난 6월 말 3AC에 보유한 대출 포지션으로 인해 수 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채무 불이행에 직면한 제네시스가 손실의 일부를 상환하거나 헤징을 통해 손실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손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제네시스 CEO는 “하방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담보물을 급히 매각했으며 사업은 계속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5. 블록체인닷컴
암호화폐 거래소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은 최근 채권자로서 싱가포르 법원에 3AC의 청산 명령을 신청했으며 3AC에 대한 당국의 조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닷컴 측은 블룸버그를 통해 “우리는 3AC가 암호화폐 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고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면서 “3AC의 모든 글로벌 자산의 즉각적인 청산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6. 바벨
3AC의 청산으로 시장이 추가 하락하자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중 하나인 바벨 파이낸스(Babel Finance)는 6월 17일 모든 계좌의 환매 및 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최근 시장 변동이 극심하고 업계 일부 기관에서 전례없던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바벨파이낸스의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 회사는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이해 관계자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바벨 파이낸스 상품의 환매 및 출금 기능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
7. 핀블록스
홍콩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스테이킹 및 수익 창출 플랫폼인 핀블록스(Finblox)는 6월 17일 신규 사용자 등록을 중단하는 한편,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일일 한도를 500달러로, 월간 한도는 1,500달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핀블록스는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3AC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유동성 가운데 일부를 3AC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8. 카이버 네트워크
탈중앙화 유동성 프로토콜 카이버 네트워크(Kyber Network)는 6월 23일 트위터를 통해 “3AC가 카이버 트레저리와의 장외 거래를 통해 KNC를 매입했지만 구매 금액이 크지 않고 이는 오래 전 3AC의 지갑에서 이체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3AC가 당시 구매한 KNC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카이버 네트워크는 “3AC의 파산이 어느 정도 재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카이버의 자산 일부가 3AC에 있지만 기존 자금만으로도 수 년간 카이버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9. 후(Hoo)
국내 매체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나 홍콩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후닷컴(Hoo.com)은 빗발치는 고객들의 환매 요구로 인해 모든 이체 거래를 중단한다고 6월 19일 발표했다. 출금이 곧 재개되긴 했지만 처음엔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등의 주류 암호화폐는 출금 가능 자산에서 제외됐다.
당시 이 거래소에서는 출금 가능한 자산에 약 25% 이상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출금을 원하는 사용자는 가지고 있던 USDT를 출금 가능 자산으로 교환해야먄 출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출금 가능 자산 가격이 더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10. 에이엑스(AEX)
암호화폐 거래소 AEX는 6월 중순 중장기로 할당한 자산을 단기 환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금 시간 지연과 함께 주요 암호화폐(BTC/ETH/LTC/EOS/DOT/BCH/DOGE /SOL/FIL/USDT/USDC)의 출금을 36시간 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AEX는 “LUNA, 셀시우스, 3AC 등의 기관이 연속 붕괴함에 따라 패닉이 촉발됐고 한꺼번에 고객들이 시장에서 이탈하는 등 일련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AEX는 “커브(Curve)에 예치해 둔 USDT/USDC가 테라의 UST 폭락 사태로 손실을 입었고, 채굴기 사업과 담보대출 사업 관련 고객의 상환 지연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부족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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