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높은 물가 상승 당연하지만
화폐공급 너무 줄이면 경기침체 초래
M2 중가율 6% 유지로 불황 막아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자금을 무제한으로 풀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금은 치솟는 물가에 놀라 수십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긴급대응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연준이 과도한 자금 공급에 이어 과도한 긴축이라는 실수를 한다고 비판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7일(현지시간) 실린 존스홉킨스대 경제학자 2명의 기고문도 “연준이 자금 공급을 무시해 침체가 다가온다”는 제목이다.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와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다르게 진행되는 이유는 시중에 풀린 자금의 크기 때문일 뿐이다. 금융정책, 공급망 혼란, 에너지 위기와는 관련이 없다.
자금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돈이 많이 풀리면 명목 소비가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시중 은행을 통해 자금이 풀린다. 은행들은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한다. 대출금은 연준에 맞긴 시중은행의 자금에서 나오지 않는다. 은행은 또 주식투자를 통해 창출한 자금과 주식 발행자 및 매도자의 예금 계좌를 바탕으로 대출을 한다. 은행은 자금 요건만 갖추면 아무런 제한없이 대출을 한다.
어떤 이유로든 은행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연준이 개입해 양적 완화를 한다. 비은행 다수로부터 연준이 자산을 매입하면 연준의 자금이 판매자에게 가게 되고 이 자금이 시중은행에 예금되면서 자금이 증가한다. 거꾸로 은행이 자금을 다시 연준에 반환하면 은행 보유계좌로 자금이 이동한다. 이를 근거로 은행은 무제한적 대출을 한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한 2009~2014년의 전세계 금융위기 당시 시중은행은 부실 채권으로 큰 손실을 봤다. 자본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출을 줄여 자금 창출을 중단했다. 당시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자금을 풀었다.
세번째의 양적 완화가 2014년에 끝났다. 2009년~2014년 화폐공급량(M2)이 3.4조달러 늘었다. 이중 연준 양적완화 공급이 2.4조달러, 시중은행의 창출 자금이 1조달러였다. 당시 M2 증가율은 연 평균 6.6%였다. Fed의 공격적 양적 완화에도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1.7%에 불과했다.
고물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했다. 시중은행의 이익이 높았고 팬데믹 초기에 미 정부가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도록 밀어부쳤다. 은행들이 돈을 벌었다. 연준이 개입해 더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이래 지금까지 M2가 6.3조달러 늘었다. 연준이 양적완화로 공급한 4.8달러와 시중은행이 창출한 1.5달러를 합해서다. 2년반만에 M2가 41%나 늘어난 것이며 연평균 증가율이 16.3%에 달한다. 미국 물가가 40년 만에 최대인 연율 5.7%나 오른 것이 당연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M2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연준이 통화량 분석을 무시하면 안된다. 그래야 다시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 고물가가 최소 12개월에서 24개월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연준이 3월부터 양적 긴축을 서두르고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M2 증가율은 연율 0.1%로 떨어져 빈사상태가 됐다. 자금 공급이 거의 제로로 떨어지면 명목소비가 줄어들고 침체가 시작된다.
현 상황이 계속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침체가 시작될 것이다. M2 증가율을 연 6% 수준으로 늘리면 심각한 침체와 실업 증가를 막을 수 있다. M2를 외면하는 건 연준이 눈을 가린 채 비행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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