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트위터 승소 예상…계정 정보 파악 어려워
머스크, 패소에도 거부 가능…인수가 협상 계속될 듯
인수 파기 관계없이 트위터 미래 부정적 전망 나와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트위터가 인수 포기를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트위터 측은 머스크가 기존에 제시한 조건인 440억 달러(약 57조2000억원) 규모로 인수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에 따르면 트위터는 머스크와 소송에 나서기 위해 미국 유명 로펌인 왁텔립튼로즌앤캇츠(Wachtell, Lipton, Rosen & Katz)를 선임했다. 트위터와 왁텔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트위터 측이 로펌을 선임하면서 머스크와 법적 공방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 측의 인수 파기 선언 이후 “이사회는 원래 합의된 가격과 조건으로 거래를 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 측은 “트위터가 합의 조항에 중대한 위반을 했다”며 인수 파기를 선언했다. 트위터가 스팸 계정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직원 해고 등 사업 행위를 변경할 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크 측은 그동안 트위터 상의 계정 중 5% 미만만이 가짜이거나 스팸이라는 공개적인 증거를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인수 협상은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가짜 계정을 제외한 활성 이용자 수는 SNS 업체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머스크 측은 트위터 측의 해명이 불성실하다고 판단내리고 전격적으로 인수 협상 파기를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머스크 보다 법적 공방에서 우위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가 요구한 계정 정보가 개인정보로 넘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든 계정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 수치로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퀸 보스턴대 법학 교수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머스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트위터는 머스크와의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머스크가 인수를 완료하도록 요구하는 사법적 명령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존 커피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는 “법원은 계약파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머스크가 소송에서 이긴다면 그가 법 위에 군림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트위터가 승소하더라도 머스크가 인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조하르 고센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는 “판결이 났는데 머스크가 ‘그래도 안 살거야’라고 말하면 트위터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무언가를 사지 않는다고 감옥에 가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이대로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면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 협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번 법적공방이 양측의 몸값 힘겨루기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애초 인수 선언 당시부터 머스크가 계약 당시 제기한 54.20 달러가 트위터 주가 보다 높아 너무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최근 금리 인상과 테슬라 주가 하락 등으로 트위터 인수를 위한 머스크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같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외신들은 2020년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티파니 인수를 취소하려하자 양측이 법정공방에 들어갔지만, 결국 인수가를 낮춰 성사된 사례를 들고 있다. 양측이 소통을 통해 납득할 만한 몸값을 찾으려 할 것이란 설명이다.
머스크가 거래를 원치않거나 가격을 깍으려는 생각인지가 분명해지면 양측이 분쟁 해결 협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한편, 이번 인수 파기와 관계없이 트위터의 미래가 부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위터의 매출은 90%가 광고매출에서 나오는데 온라인 광고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뎌구나 머스크에 의해 공개적으로 가짜 계정 문제가 제기되면서 앞으로 광고주가 광고 효과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광고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위터는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유튜브나 틱톡 등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은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현재 내부에서는 임직원들이 큰 혼돈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 트위터 직원은 내부 분위기에 대해 “혼란과 답답함이 크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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