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2023년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아이슬랜드 레이캬비크에서 휴전 문서에 서명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서명 직후 국영 석유회사 가즈프롬에 명령을 내려 서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밸브를 다시 열도록 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유럽 도시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2022년 여름 실각한 보리스 존슨을 뒤이어 영국 총리가 된 리시 수낙은 “세계는 다시 평화를 위해 헌신할 때”라는 짧은 성명을 발표합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 패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언젠가는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 년을 끌어온 전쟁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3만 명의 병력을 잃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군 사상자 2만 명, 민간인 사상자 8000 명, 그리고 국토의 40%가 기능 정지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미국과 서유럽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영국 총리가 물러났고,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도 낙마했습니다.
2022년 여름으로 돌아가보죠. 전쟁 발발→ 에너지 위기→ 국가 부도 위기 전염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에서 시작했습니다.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를 고수하는 사이, ECB는 인플레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금리 인상 직후부터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 부채 위기가 재발했습니다.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차이가 2011년 수준으로 급격하게 벌어졌습니다.
유로/달러 환율은 0.98 달러까지 폭락, 국제 외환시장이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유로를 사수하기 위해 독일이 긴급 재정 투입을 약속했습니다. 독일 여론은 “왜 우리가 못사는 나라의 국채를 사줘야하냐”며 불만입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숄츠 총리가 긴급 회견을 갖고 “유럽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로화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죠.
공교롭게도 이 말은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ECB 총재 시절에 남유럽 부채 위기 때 했던 말과 같습니다. 이번에 드라기는 부채 위기 책임을 지고 2022년 가을 총리직을 사임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별도 기자 회견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휴전 협상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11월, 이렇게 시작된 휴전 회담은 3 개 월 간의 줄다리기 끝에 마무리됐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를 완전 장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및 나토 가입은 무산됐습니다. 푸틴의 비밀 무기는 미사일과 탱크가 아니라 가스 밸브였습니다.”
위 글은 100% 상상입니다. 2022년 7월 13일 현재. 한국은행은 50bp 금리 인상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전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침체 공포로 신음 중이죠.
통화정책만으로는 인플레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복잡하게 얽힌 지정학적 위기 때문입니다.
각국 지도자들은 경제 정책을 최종 승인하는 사람들입니다. 경제 정책의 ‘중앙’ 중에서도 중앙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발발 후 ‘탈중앙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비트코인은 ‘둠즈데이’에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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