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1320원을 돌파하면서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8분 현재 전 거래일(1312.10원) 보다 7.7원 오른 1319.8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9원 오른 1318.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1323.0원까지 오르면서 1320원을 돌파했다.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1316.4원)을 넘어선 것으로 2009년 4월30일(고가기준 1325.0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는 소폭 올랐다. 1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53% 오른 08.59를 기록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은 유로화 약세 영향이 컸다. 같은날 유로화가 달러당 1.002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날 장중 0.995까지 내려가면서 ‘1유로=1달러’ 패러티가 깨졌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엔화는 일본은행의 긴축 탈동조화 여파로 약세 분위기가 연장되고 있다. 위안화도 기업 신용위험 확대와 코로나19 감염자 증가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간 밤 미국 노동부는 6월 생산자물가(PPI)가 전년 동월 대비 11.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11.6%)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전달인 5월과 비교하면 1.1% 올랐다. 전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9.1% 올랐다. 시장 전망치인 8.8%를 크게 상회한 수치로, 198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1년 만에 9%대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지지 발언에 주목했다.
크리스토퍼 미 연준 이사는 이번달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자이언트 스텝’ 지지 발언을 내놨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를 한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완화됐다. 14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42.8%로 물가지표 발표 직후인 13일(80.3%) 보다 크게 높아졌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57.2%로 13일(19.7%) 보다 높아졌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 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46% 하락한 3만630.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3% 하락한 3790.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0.03% 오른 1만1251.19로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27%포인트 상승한 2.96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33%포인트 내린 3.115%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로화와 위안화 약세 등 주요국 통화가 강달러에 대한 견제력을 상실하면서 역외 롱플레이(달러매수) 유입에 원달러 환율이 1320원 진입 여부를 테스트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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