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전망에 초단기 예금 선호
하루만 맡겨도 연 2%대 이상 금리
OK·웰컴저축 최고 연 3%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되면서 자금을 수시로 넣고 뺄 수 있는 이른바 ‘파킹 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금 금리가 매달 오르면서 장기간 돈을 묶어두기가 망설여지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연 2%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은행들은 파킹통장에 정기예금 못지않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부터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연 2.1%로 인상했다. 기존 연 1.3%에서 0.8%포인트 대폭 인상한 것이다.
플러스박스는 하루만 맡겨도 연 2.1%의 금리 이자가 적용되며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쌓인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플러스박스는 금리 인상기에 돈을 임시로 보관해 언제든지 빼서 예·적금,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MZ세대를 겨냥해 출시된 ‘기분통장’도 플러스박스의 한 종류로 같은 금리가 제공된다. 기분통장은 매일 그날 기분에 따라 감정이모지와 메시지, 저금 금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한도는 최대 3억원까지다.
앞서 ‘파킹통장 붐’을 일으킨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 통장은 1억원까지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반년 만에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었다. 3월부터 시행 중인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일 이자를 지급받아 일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금리인상 기조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자금을 오래 묶어두는 상품에 투자하기보다는 파킹통장에 예치해두고 관망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2.25%에서 3%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한 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만기 6개월짜리 정기예금도 길게 느껴지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장 분위기에 초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적어도 3분기 말, 연말쯤은 돼야 정기예금 금리가 정점을 찍을 것 같다는 전망에 대부분 단기 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1일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보통예금(파킹통장) 금리를 0.6%포인트 인상했다. 1억원까지 연 2.2%의 금리가 적용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초단기 안전자산 선호로 파킹통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못지않은 3%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도 등장했다. OK저축은행의 수시입출식 보통예금 ‘OK읏통장’은 예치금 1000만원 이하인 경우 최고 연 3.2%가, 1000만원 초과분에는 최고 연 1.0% 금리가 적용된다. 타 금융기관 앱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에 해당 통장을 등록하면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5000만원까지 최고 연 3% 금리를 준다. 100만원 이상 급여 이체 실적과 자동 납부 실적, 마케팅·멤버십 이용 동의 등을 하면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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