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트코인 75% 매각에 시장 ‘출렁’
테슬라 보유분 1조2000억원어치 팔아
“中봉쇄로 불확실성 커져 현금 확보”
매각 소식에 비트코인·이더리움 2~3%↓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명의로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75%를 매각했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최근 가치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이를 매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각은 암호화폐의 암울한 이정표를 나타낸다”며 “비트코인의 가치는 지난해 11월 6만 달러를 웃돌며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말 현재 보유 비트코인 약 75%를 법정 통화로 전환했다”며 “대차대조표에 9억3600만 달러(약 1조2222억원)의 현금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이 2억1800만 달러로 줄었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2분기 수익성에 타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021년 2월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했고, 그해 4월 지분 10%를 매각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3만2000~3만3000 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 6월에는 1만8000 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으면 2분기 수억 달러의 평가손을 볼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머스크는 지난해 5월 도지코인을 띄우면서 비트코인 투자를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회사 보유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비난을 의식한 콘퍼런스 콜에서 비트코인 대량 매각 이유를 꼭 밝혀야 한다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판 것이지, 암호화폐 투자 뜻을 접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중국 코로나 봉쇄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기에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며 “향후 비트코인 투자에 열려 있는 만큼 이번 매각을 비트코인에 관한 판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기회가 되면 다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것이다. 이번 대량 매각이 비트코인 미래에 대한 최종 판결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도지코인은 팔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머스크의 해명에도 코인시장은 즉시 출렁였다. 이날 머스크의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2.5% 이상 급락해 2만300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소폭 반등했다. 시가 총액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도 테슬라의 실적 보고서 소식 이후 1시간 동안 3% 추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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