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현재 81억 달러…누적 184억 달러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 급증
대중 수출도 현지 경기 침체 등에 주춤
“무역적자 등 내년 초부터 완화될 것”
정부, 8월 중 수출 종합지원 대책 마련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4개월 연속 적자가 유력한 가운데 이런 적자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엄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다음 달 중 종합적인 수출 지원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372억4500만 달러였다. 조업 일수는 15.5일로 지난해와 같았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3.2%), 석유제품(109.7%), 철강제품(5.0%), 승용차(15.0%), 자동차부품(10.5%) 등 품목의 수출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12.2%), 정밀기기(-2.4%), 컴퓨터 주변기기(-12.1%), 가전제품(-2.3%)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주요 시장별로 보면 미국(19.7%), 유럽연합(EU·18.1%), 베트남(15.2%), 싱가포르(27.9%)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고 중국(-2.5%), 일본(-2.6%), 홍콩(-36.1%) 등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5.4% 증가한 453억48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81억200만 달러 적자였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누적 무역수지는 184억5800만 달러 적자로 확대됐다.
만약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무역수지가 적자 늪에 빠진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불안해지며 에너지 수입액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달 1~20일 수입 품목 중 원유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7.5% 증가한 81억6900만 달러에 달했다. 가스 수입액은 43.1% 늘어난 24억9300만 달러, 석탄 수입액은 148.9% 급증한 22억3600만 달러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는 점도 악재다. 국제통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입 비용 증가로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환율 상승까지 겹쳐 수출 제조기업의 원화 환산 수입 비용까지 늘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주춤해 대중 무역수지도 3개월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 1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도 12억1000만 달러 적자였다. 이달 1~20일까지의 대중 무역수지는 15억3900만 달러 적자다. 대중 수출은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 경제 위축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현지의 내수 강화 산업정책 등으로 국내 수출 경쟁력이 흔들리며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급등, 국제경기 침체 등이 한꺼번에 맞물리며 올 하반기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개선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3~4월 집중된 원자재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경제 성장률 둔화는 대외 여건 개선에 따라 내년 초부터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은 우리나라 경기를 주도하는 만큼 최근의 상황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도 상당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수출이 물량 회복이 아닌 단가 상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수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심각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8월 중 규제 개선과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수출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연 ‘대중 수출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단기적 수출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무역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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